알뜰폰 확대 발목 잡는 1순위는? '해외 로밍'
파이낸셜뉴스
2015.02.22 14:08
수정 : 2015.02.22 14:08기사원문
알뜰폰(MVNO, 이동통신 재판매)이 '반 값 이동통신'으로 불리며 최근 국내 이동전화 시장의 10% 가까이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무선인터넷 해외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결함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계 통신비 인하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정부가 알뜰폰 확산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펴면서 소액결제, 성인인증 등 웬만한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는 모두 가능해졌지만, 무선인터넷 해외로밍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22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 및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주요 알뜰폰 업체들은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음성, 데이터 등 해외 로밍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무선인터넷 로밍 요금부담은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알뜰폰 업체들은 이런 무제한 데이터 로밍 요금상품을 출시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음성통화보다 카카오톡 메신저 등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데이터 로밍 요금은 민감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1위 CJ헬로모바일은 전 세계 200여국가에서 로밍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따. KT의 통신망을 쓰기 때문에 KT가 로밍 계약을 한 현지 통신사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예를 들어 CJ헬로모바일 알뜰폰 사용자가 미국에서 로밍을 이용할 경우 음성통화는 1분당 현지발신 940원, 수신은 1060원이 든다. 국제발신은 분당 1970원이다. 이동통신사와 비교할 경우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이용은 가능하다. 반면 데이터는 0.5KB당 3.5원이 든다. 1MB 정도의 사진 파일 하나를 애려받는데 무려 7000원 가까이 드는 셈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해외 여행 등 로밍 고객을 위해 일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의 'T로밍데이터무제한One Pass' 상품은 전 세계 134개국에서 하루 9000원에 3세대(3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KT, LG U+ 등도 각각 일 9000~1만원대의 로밍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상품을 판매 중이다.
그러나 알뜰폰은 무선인터넷에서는 로밍 할인 요금제를 내놓기 어려운게 현재 구조다.
■도매대가 조정해야 vs. 이동통산사 손해
알뜰폰 업계는 "알뜰폰 업계에서 하루 1만원짜리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가정하면, 고객이 1만원 이상 해외에서 무선인너텟을 사용하면 요금 전액을 알뜰폰 업체가 이동통신사에 물어줘야 하는 구조"라며 "사진 하나만 내려받아도 1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지금 구조로는 손해가 막심할 수밖에 없어 일일 무제한 요금제는 출시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알뜰폰 업계는 일반 소비자(소매고객)와 알뜰폰 업체(도매고객)가 모두 이동통신사의 고객인만큼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에 대한 도매대가 산정방식을 개선해야 알뜰폰으로도 데이터 해외로밍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통신망을 빌려주는 이동통신사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로밍 요금은 해외 통신사에 그 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서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손해를 감수하는 상품"이라면서 "알뜰폰 업체를 대신해 이동통신 회사가 알뜰폰 업체 가입자의 데이터 로밍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대해 미래창조과학부는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와 경쟁이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로는 로밍 등에서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설명했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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