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의 날이었지만.. 시카고 컵스에 역전패
파이낸셜뉴스
2015.04.22 16:57
수정 : 2015.04.22 22:20기사원문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그 선택은 잘못됐다. 강정호(28·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 데뷔 첫 장타, 첫 멀티 히트, 첫 타점을 기록했다. 강정호는 22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서 5-5로 비긴 7회 2사 만루서 중견수 키를 넘기는 통렬한 역전 싹쓸이 2루타를 터트렸다. 하지만 피츠버그는 9회 초 등장한 소방수 멜란슨의 방화로 8-9로 역전패했다.
누가 봐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보다 쉬운 상대를 택해 위기에서 벗어나자는 계산.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강정호는 컵스의 네 번째 투수 모테의 시속 155㎞ 빠른 직구를 밀어쳐 중견수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를 뽑아냈다.
경기는 시종 엎치락뒤치락 난타전이었다. 먼저 점수를 낸 쪽은 컵스. 1회 브라이언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피츠버그는 1회 말 조시 해리슨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피츠버그는 2회 마르테의 솔로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7회 매든 감독의 오판을 불러오게 만든 한방이었다. 컵스는 3회와 6회 각각 2점, 1점을 뽑아 4-2로 승부를 뒤집었다.
피츠버그는 즉각 반발했다. 6회 마르테가 1타점, 시벨리가 2타점 적시타로 5-4로 재역전했다. 이번엔 다시 시카고의 반격. 피츠버그 3루수 해리슨의 실책에 힘입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7회 말. 컵스의 네 번째 투수 모테가 등판하면서부터. 1사 후 워커의 3루 내야안타, 매커친의 몸에 맞는 볼로 기회를 잡았다. 램보의 땅볼 때 1루 주자가 2루서 아웃. 2사 1, 3루로 이어졌다. 매든 감독은 마르테와의 승부를 피했고 강정호를 선택했다.
강정호가 역전 2루타를 날리자 홈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응대했다. 8-5. 강정호의 날이 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피츠버그가 1점을 내준 뒤 8-6 두 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멜란슨이 9회 초 연거푸 안타를 허용하고 3점을 헌납해 영웅 강정호의 탄생에 찬물을 쏟아 부었다.
강정호는 초반 부진으로 마이너리그행 여부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날 2안타로 당분간 마이너리그 논란은 볼 수 없게 됐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야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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