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수산시장의 환골탈태.. 서울 한복판에 복합리조트

파이낸셜뉴스       2015.08.20 17:04   수정 : 2015.08.20 22:48기사원문

수협 사업제안서 정부 제출 외국관광객 유치 위해 최적

한강·여의도·용산·홍대 등 서울 도심으로 이동 편하고 철도·공항 등 접근성 좋아 전국 관광루트 개발도 가능



우리나라 찾는 외국 관광객에게 제일 먼저, 그리고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을 물어보면 서울을 우선 꼽는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데다 쇼핑, 관광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부산이나 광주 등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관광객 1420만명 중 80.9%가 서울 방문했다는 실제 조사 결과만 봐도 쉽게 수긍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정부의 관광객 유치를 위한 개발 전략은 서울과 수도권보다는 지방에 초점을 맞춰왔던 것이 사실이다. 서울 과밀 현상을 막고 지역에 골고루 안배하겠다는 게 정부의 취지다.

하지만 이는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제1목적과 다소 어긋난다. 해외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최적의 일정을 개발해야 하는데 오히려 지역 여론과 눈치만 너무 보고 있어 '본질'을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수협중앙회가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도심형 복합리조트 건설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 중심은 현대화 산업이 한창인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다.

수협은 이곳을 축으로 한강과 여의도, 용산, 홍대, 노량진 학원가를 잇는 새로운 관광루트를 개발, 최대의 관광수익 창출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여기서 얻는 수익은 해양자원개발과 해양보전 등에 쓸 계획이다.

■8월 복합리조트 2곳 선정…수협 '단독' 서울제안서

2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올해 1월 '제7차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2곳 내외의 신규 복합리조트 사업자를 8월 안에 선정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이날 현재 서울을 포함한 인천, 강원, 부산, 경기, 경북, 경남, 충북, 전남 등 9개 지역 30여개 업체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으며 수협은 이 가운데 단독으로 서울에 대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복합리조트는 숙박시설과 국제회의시설, 테마어트랙션, 쇼핑시설, 게이밍시설(카지노),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는 리조트를 말한다. 싱가포르가 마리나베이샌즈, 리조트월드센토사 등 2개의 복합리조트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후 세계 각 국은 카지노 허가와 연계해 대규모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대비하고 국내 관광수요 촉진을 위해 국제적 인지도를 지닌 관광자원의 개발과 매력적인 관광콘텐츠 확보, 필요한 관광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는 복합리조트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강↔여의도↔노량진수산시장↔복합리조트↔노량진학원가

수협이 꿈꾸는 도심형 복합리조트는 노량진수산시장이 핵심이다. 현재 노량진수산시장이 현대화사업 새 건축물로 옮겨가면 1조2943억원을 들여 이 부지 4만8233㎡(1만4590평)에 지상 52층, 지하 6층(연면적 40만5686㎡) 규모로 복합리조트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엔 호텔과 컨벤션, 해양수산테마파크, 카지노, 쇼핑시설, 워터파크, 공연장, 멀티플렉스. 일부 업무시설 등이 조성된다. 이 중 해양수산테마파트(2만6000㎡)엔 관광객이 넓은 수조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을 수 있고 최신 정보통신(IT)기술이 들어간 3D화면에서 손 그림 물고기들이 유영하는 것을 관람할 수 있다.

수협이 노량진수산시장에 도심형 복합리조트 방점을 찍은 것은 우선 외국관광객의 접근성이다. 인천공항까지 56km, 김포공항과 18km 밖에 떨어지지 않은데다 시내 중심지까지 10분이면 오고갈 수 있다.

경부선, 호남선, 지하철 1호선, 지하철 9호선 등 철도 간선망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기반 시설을 짓겠다며 또 다시 천문학적인 돈을 들일 필요가 없는 최고의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중국의 후텁지근한 강변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환경을 지닌 우리의 '한강'도 조망가능하다. 수협은 쇼핑몰 최상부에 4계절 워터파크를 꾸며 한강 주변의 63빌딩과 남산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더욱이 노량진수산시장은 이미 중국인을 비롯해 외국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도심 속 대형 수산물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과 연계를 통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도시문화, 수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수협의 청사진이다.

쇼핑몰도 다르다. 무조건 물건을 팔겠다는 것이 아니라 문화.교육체험형 쇼핑시설로 특화해 500여개 가게에서 고급패션과 식음료를 제공할 방침이다.

경부선과 호남선이 통과하는 노량진역을 이용하면 부산과 광주 등 지역의 발전도 꾀할 수 있다. 서울에 도심형 복합리조트를 건립한다고 서울만을 위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편리한 교통으로 한국 전체를 관광 가능하다는 것은 외국인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수협은 서울 도심형 복합리조트가 선정되면 연 외국방문객 78만명, 외국인 입장수 127만명이라고 감안할 때 1년에 1조2705억원의 관광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을 주기로 계산할 경우 생산유발 12조9940억원, 부가가치는 5조8058억원, 조사유발 3030억원, 고용유발 7만4497억원 등이 기대된다.


수협은 이 수익을 황폐해지고 있는 우리 바다를 복원하는데 쓸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관광산업발전 등 공익적 기능에 쏟아 넣겠다는 생각이다.

수협 관계자는 "해외투자자가 사업을 진행하면 복합리조트에서 발생하는 구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민족자본으로 리조트 건립효과를 국내에서 선순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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