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2위' 한국 창업환경의 현실

파이낸셜뉴스       2015.09.07 17:33   수정 : 2015.09.07 21:36기사원문
벤처 신화 부활 프로젝트
정부, 스타트업 육성 제2의 벤처 붐 노리지만 국내 창업 생태계는 척박
창업가-투자자-자금회수 트라이앵글 모델 바탕 취약점 보완책 모색 시급



한국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이 글로벌 창업 전선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혁신으로 무장한 국내 스타트업 육성에 승부수를 던지며 '제2의 한강의 기적'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척박한 창업 생태계 환경 탓에 미국과 유럽의 창업 대박 신화를 일군 글로벌 스타트업을 쫓아가기에는 역부족인 형편이다. 때문에 국내 제조업의 위기를 창업기업 대박론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안갯속에 빠진 형국이다.

7일 본지가 한국경제연구원에서 발간 예정인 '한국의 기업가정신의 실상과 과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15년 글로벌 기업가정신지수(GEI·Global Entrepreneurship Index)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전체 순위 28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22위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지수는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130여개국을 대상으로 국민의 창의성 등 태도와 제도 등을 기초로 기업가정신 수준을 평가한 지수를 가리킨다. 한국은 전체 조사대상 130개국 가운데 2013년보다 9단계, 2014년에 비해선 4단계 상승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리며 중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으나 OECD 34개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게 우리나라 스타트업 경쟁력의 현주소다.

정부와 대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사격 속에 우리나라 중소 혁신 창업기업들의 역량이 나아지고 있지만 단기처방책에 그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의 지원 속에 미국과 유럽 선진국의 성공 창업기업의 성공사례를 반복해 강조해봤자 국내의 창업 생태계를 바로잡는 노력 없이는 물거품이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한마디로 시장 중심의 자생적 창업 생태계의 취약성을 보완하지 않을 경우 창업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기업가정신지수가 나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게 문제"라면서 "제도와 정책, 문화, 가치를 전반적으로 검토해야 건강한 창업생태계 구축을 위한 작업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창업 전문가와 경영학계 일각에선 글로벌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는 혁신 스타트업의 창업생태계를 △창업자그룹 △투자그룹 △자금회수시장 등 트라이앵글 모델에 입각해 부문별 취약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신중히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탄력을 받고 있다.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익 기회를 포착하는 창업자그룹은 일반적으로 대학생창업동아리, 대기업 소속 직원, 교수 및 전문가 집단, 실망실업자군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그러나 성공적인 스타트업의 씨앗에 해당하는 네 가지 인재풀마다 경쟁력 면에서 현저히 취약한 구조다.


창업자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투자그룹도 국내에는 전무한 엔젤집단과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벤처캐피털로 인해 창업가들의 꿈과 기회가 문턱에서 주저앉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원활한 자금지원을 받아 기업공개(IPO)까지 도달해도 이후 투자기관들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마땅한 엑시트(exit) 장치와 기업가정신이 미약한 점도 창업시장의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꼽힌다.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소위 기업가정신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가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훨씬 뒤처져 있는 데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 대신 창업 생태계를 시장원리에 따라 자생적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부족하다"라면서 "창업 아이디어 초기단계와 투자단계 및 자금회수단계 등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3각구도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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