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범죄 내몰리는 2030세대

파이낸셜뉴스       2015.09.15 17:15   수정 : 2015.09.15 17:15기사원문
체감 청년실업률 22.5%·구직 포기 50만명.. 절도 범죄 감소속 19~30세 비중 증가



#1. 서울 마포경찰서는 지난달 24일 상암동 일대에서 새벽에 상점 창문을 깨고 침입, 물건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김모씨(26)를 구속했다. 김씨는 7월 27일부터 최근까지 마포구 일대에서 문 닫은 영업점을 골라 6차례에 걸쳐 5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김씨는 월세 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지난 11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재래시장이나 교회.유치원 등 보안장치가 허술한 곳을 노려 물건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20대 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서울 관악.동작구 일대와 경기 부천남부시장 등 재래시장을 돌며 50회에 걸쳐 85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다. 오랜 기간 이들이 범행한 것은 소액 피해의 경우 잘 신고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다. 실제 밝혀진 50건의 범행 중 피해신고가 된 것은 단 14건뿐이었다. 이처럼 20대 청년들이 범행에 빠져든 것은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였다.

■체감 청년실업률 22.5%

전체 생계형 범죄에서 2030세대 비중이 늘고 있다. 체감 청년실업률 22.5%, 구직 자체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50만명을 웃돌고 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대표적 생계형 범죄인 절도 피의자가 최근 감소세다. 2012년 10만6360명에서 2013년 10만2658명으로 3.5%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6.8% 줄어든 9만5645명이었다. 그러나 청년세대라고 할 수 있는 19~30세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2012년의 경우 절도 총 범죄자 중 19~30세의 구성비율은 33.1%였다. 2013년에는 34.9%로, 지난해에는 35.1%로 증가했다. 생계형 범죄가 대부분 세대에서 줄고 있지만 청년층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통계청의 지난 7월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바탕으로 산출한 청년층의 체감 청년실업률은 22.5%다. 10명 중 최소 3명은 취업 자체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구직활동 끝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53만9000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8만5000명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생계형 범죄가 감소 흐름이어서 청년층 범죄가 급증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관악구 등 청년층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고 대학 내에서는 태블릿PC 절도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며 "서초경찰서는 생계형 범죄가 늘어나면서 전담팀까지 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범죄까지 생각…"

실제 청년층은 구직난과 생활고로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걸 생각까지 했다는 사례도 나온다. 취업이 어려워지자 구직을 단념, 일부 청년층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모씨(27)는 "취업이 어려워 파주지역 공사장에서 지난 2개월 간 하루 종일 일했다. 잔업에 철야까지 하루에 10시간을 일했지만 여기 저기서 다 떼가고 나니 손에 쥔 돈은 7만원에 불과했다"며 "집안이 어렵다보니 목숨을 걸고 돈을 벌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장모씨(32)는 "영화 제작 스텝으로 일 해왔지만 돈을 못 받은 적도 많아 방값 내기도 쉽지 않다"며 "범죄까지 생각 해봤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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