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법원·중점 검찰청'..사법기관에 부는 전문화 바람

파이낸셜뉴스       2015.11.08 17:20   수정 : 2015.11.09 09:54기사원문

사법기관에 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문 법원'과 '중점 검찰청'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8일 검찰에 따르면 대전지검(검사장 문무일)은 이달 중으로 '지식재산권 분야 중점 검찰청' 현판식을 연다. 중점 검찰청 제도는 각 검찰청별로 관할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분야를 정해 수사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취지로 2년 전 도입됐다.

■증권범죄합수단, 200여명 구속기소

앞서 김진태 검찰총장은 지난 3일 대검찰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지식재산권 중점 검찰청이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대검 유관부서와 해당청 모두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전문검사 커뮤니티 등 연구모임을 활성화하고 수사실무·실습 등 수사관 역량 강화를 위해 각자 분야에서 끊임없이 실력을 쌓아달라"고 주문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서늘하게 만든 서울남부지검(검사장 오세인)이 대표적인 중점 검찰청이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2월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넘겨받아 올 4월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 현판식을 열었다. 금융조사 1·2부와 증권범죄합수단에 전체 검사 71명 중 17명, 수사관 26명이 배치돼 있고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등 유관기관 직원 26명도 파견됐다. 중점 검찰청 출범 전부터 운영하던 증권범죄합수단은 2년 6개월여간 총 200여명의 증권범죄사범을 적발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업체가 몰린 울산지검(검사장 박정식)은 올 2월 '산업안전 중점 검찰청'으로 지정됐다. 울산지검은 지난해 5월부터 고용노동청과 합동단속과 별개로 유관기관과 주요 사업장을 현장점검하고 있다. 올해 한화케미칼 울산공장 폭발사건과 신고리원전 3호기 근로자 질식사망 사건 등을 처리했다.

서울서부지검(검사장 황철규)은 '식품의약 안전 중점 검찰청'으로 위상을 세워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합동 의약리베이트 수사단을 넘겨받았고 올 2월 식품의약조사부를 독립 부서로 신설했다. 부장검사와 식품분야 공인 전문검사를 포함한 평검사 5명, 수사관 5명,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 등 11명의 전문 파견인력이 몸담고 있다.

법원 사정도 다르지 않다. 서울서부지법(법원장 이태종)은 최근 '언론특성화 법원' 지정에 대비한 준비를 시작했다. 언론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민사합의12부를 중심으로 지난 달 연구회도 꾸려졌다. 언론을 둘러싼 손해배상 청구나 정정보도·반론보도 청구 사건 등에 대한 실무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다. 관내에는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센터(DMC)에 입주한 방송사 등 여러 언론사가 있다.

■법원, 증권·특허사건 중점처리도

서울남부지법(법원장 윤성근)은 검찰(남부지검)에서 넘어오는 증권범죄 사건을 형사합의11부와 형사합의12부에서 중점적으로 처리하도록 했다. 사건처리의 신속성이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 특허사건 처리와 관련해선 의원입법인 '특허법원 항소심 관할 집중 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대법원 사실심 충실화 사법제도개선위원회에서는 국제거래나 증권 같은 전문분야 사건을 특정법원에 집중시키고 전문재판부가 처리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소 5년을 근무하는 가정법원 법관과 같이 형사전문법관을 도입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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