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푸틴 "서방국 IS 공습작전에 정보 주겠다"

파이낸셜뉴스       2015.11.27 11:29   수정 : 2015.11.27 12:58기사원문

러시아가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 연합군과 일단 '한 배'를 타기로 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목적 때문이다. IS 공습 정보를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에 제공하고, 시리아 반군도 공습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시리아 정권 교체를 놓고 이견은 좁히지 못했다. IS 격퇴를 명분으로 힘을 합치긴 하지만, 시리아 정권 교체에서 서방국과 러시아의 갈등은 잠재돼있다. 프랑스 '파리테러', '러시아 여객기 추락' 등 잇따른 테러의 배후가 IS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스크바로 찾아온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난 이같이 약속했다. 서방 연합군의 IS 격퇴작전에 공조하겠다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파리 테러와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건은 두 나라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협력을 가져왔다. 프랑스의 반테러 동맹 결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테러 사건의 책임자를 찾아내 징벌해야 한다"고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리즘은 공동의 적이다. 특히 IS와의 전쟁을 위해 프랑스는 러시아와 손잡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러시아가 IS 등 테러집단만 공격하고 이들과 맞서는 세력(반군)을 공습하지 않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관계가 껄끄러웠던 프랑스와 러시아가 '테러 피해자' 로 동병상련의 입장에서 손을 잡긴 했다. 하지만 이면에 깔린 속셈은 전혀 다른 정치적인 합의인 셈이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처리 문제에서다.

러시아는 수니파 정권인 알아사드 대통령이 IS 격퇴후 시리아를 재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은 "알아사드 정권 신임은 시리아인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IS와 지상전을 벌일 수 있는 시리아 정부군을 '넓은 반테러 동맹'으로 보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프랑스 등은 반대다. 시리아 사태를 초래한 알아사드 정부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도정부 수립에 서방국이 개입해 시아파 정권으로 교체하겠다는 계산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친미 성향의 중동 국가들의 정권이 시아파다. 올랑드 대통령은 "알아사드는 시리아의 앞날에 할 역할이 없다"며 정권 교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러시아가 IS 격퇴 연합작전에서 서방국과 '완전히' 손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터키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한 사건에 러시아는 미국 등 서방국이 개입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난 23일부터 데이비드 캐머런(영국), 버락 오바마(미국), 앙겔라 메르켈(독일), 푸틴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 IS 격퇴를 위한 동맹을 이끌어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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