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청년 바보의사' 故 안수현 10주기 추도식
파이낸셜뉴스
2016.01.07 22:58
수정 : 2016.01.07 22:58기사원문
자기 환자가 죽으면 장례식에 찾아가 유족을 위로했다. 퇴원한 어린 환자의 생일에 집까지 찾아가 선물을 전했다. 의약분업 사태 당시 대부분 의사들이 파업할 때 홀로 병원을 지키며 환자를 돌봤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환자를 대하며 신앙, 지성, 실천이 함께하는 크리스천이 되길 소망했던 '한국의 슈바이처', 예수님의 흔적이 되고자 스스로를 '스티그마'(stigma·흔적)라고 칭했던 신실한 청년, 고 안수현 의사(사진)의 일화다. 고려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고려대의료원 내과 전문의로 일했던 그는 지난 2006년 군의관으로 군복무 중 유행성출혈열에 감염돼 33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예수님의 공생애(公生涯)도 33년. 당시 많은 사람이 "세상에 머문 시간까지도 예수님을 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2009년 출간 당시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았던 '그 청년 바보의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책의 수익금은 전액 안수현장학회를 통해 제2의 안수현을 키우는 일에 사용되고 있다. 이날 추도식에 참석한 안 의사의 아버지 안봉순 영락교회 은퇴장로는 "'주 안에서 죽는 것은 복되다'라는 요한계시록 말씀을 붙잡고 10년을 보냈다"며 "아들을 통해 복음이 전파됐고, 하나님이 도구로 사용하셨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추도예배의 설교는 고인이 영락교회 고등부에서 활동할 당시 담임목사였던, 현재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인 김동호 목사가 맡았다. '이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라는 갈라디아서 6장 17절 성경 말씀으로 단상에 선 그는 "수현이가 제자고 내가 선생이었는데 이제는 바뀌었다. 그게 너무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수현이는 그리스도 예수의 소리가 났다. 사람들이 그 소리를 참 좋아했고, 그를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되는 사람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수현이를 좋아해서 이렇게 모였지만 수현이가 진정 바라는 것은 단지 자신을 기억해주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정말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다. 그저 그를 사랑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수현이를 닮아 우리도 그리스도 예수의 흔적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명 고려대의료원장 또한 "'그 청년 바보 의사'를 읽고 감동받아 고려대 의대에 지원한 학생들을 숱하게 봤다"며 "제2, 제3의 안수현이 나오기를 기대하며 양육하겠다"고 말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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