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 무서운 성장세.. 중동 최고 투자처로 급부상
파이낸셜뉴스
2016.03.20 17:48
수정 : 2016.03.20 17:48기사원문
핵협정 이후 0.7% 성장.. 올 450억弗 유입 예상
이란-국제사회 상호교류.. 외국인 적극적 투자 중요
이란이 중동 최고의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올 1월 경제제재 해제 이후 이란은 국제 금융·투자시장에 복귀했다. 이란의 에너지산업 뿐만 아니라 관광 산업 등도 비(非) 석유산업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외국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안정적인 정치 환경을 갖출 수 있을 지 여부가 투자지속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9개월 만에 1%대 경제성장 달성
이란 경제의 변화는 시장에서 보다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4일 테헤란 증권거래소의 주가는 최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서방국들과 긴장이 다시 조성됐지만 8만236로 마감해 2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아직 금융시스템이 원활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지만 곧 개선된다. 무함마드 나하반디안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달 16일 발표에서 이란중앙은행과 15개 시중은행이 국제 금융거래 네트워크인 국제은행간통신협정(SWIFT)에 재가입�다고 밝혔다. 이란 은행과 외국 은행 간 금융거래 및 이란 은행의 무역업체 신용장발행도 정상화됐다.
한편 이란은 저유가 시대에도 성장할 수 있도록 원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연설에서 "과거 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유가가 배럴당 147달러였던 시절에도 고용이나 공공복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농업 및 관광업, 광업 등 비 원유 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시사했다. 이란 영자지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2015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이란의 비 원유 교역은 813억달러(약 94조5519억원)로 역대 연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믿을 수 있는 투자환경이 관건
이란 경제 회복의 변수는 불확실성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다. 투자자들은 아직 이란 시장의 안정성을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 나하반디안 실장은 이달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세계는 뒤를 돌아보며 두려움에 떨거나 앞을 내다보며 현실적이 될 수 있다"며 "이란은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의 경제성장 목표가 연 8%인만큼 외국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및 이란과 국제사회의 '건설적인 상호교류'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란 정부가 예상하는 해외유입 투자자금은 450억달러다.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미 이탈리아의 건설업체 마이레테크니몬트와 10억유로(약 1조3134억원) 규모의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의 산업용 가스업체인 린데와 일본의 미쓰이화학은 이란 정부와 40억달러 규모의 석유화학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란 정부를 장기적으로 믿겠느냐다. 로하니 대통령은 지난 2013년부터 서방과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며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이란 총선결과 전체 의회 290석 가운데 서방과 교류 확대를 주장하는 개혁파와 핵협정을 지지하는 중도파가 각각 85석, 73석을 얻었다. 핵협상을 반대하는 강경파는 68석 확보에 그쳤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는 이달 보도에서 이란 경제가 서방과 대결구도를 형성하기 전인 197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다면 이란의 국제적 위상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진다고 평했다. 신문은 이란이 사파비왕조 당시 일일 500만배럴씩 수출하던 시절을 재현한다면 쿠웨이트보다 두 배 이상 영향력 있는 산유국이 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WB 또한 이란의 원유 생산 증가는 원유수출국들에는 악재로, 원유 수입국들에는 호재로 작용하면서 이웃나라들에 각기 다르지만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추정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변영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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