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조 시원블루 찾아주세요"..'솔직 마케팅' 신선한 충격
파이낸셜뉴스
2016.03.28 10:05
수정 : 2016.03.28 10:28기사원문
"우리 회사가 잘 나갑니다"가 아니라 "힘들고 망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상복을 입고 도심 한복판을 골라 '삼보일배'를 하고 나선 부산의 향토기업이 있다.
부산소주 시원(C1)으로 잘 알려진 대선주조는 올해로 창사 86년째를 맞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으로 꼽힌다.
1930년 부산 범일동에서 창업된 대선주조는 당시 사케를 제조하던 '대일본(大日本)양조'에 대응해 대조선(大朝鮮)의 술을 만들자는 뜻을 담은 '대선(大鮮)양조'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대선주조는 '시원(C1)소주'로 부산시장 점유율이 90%를 넘기도 했지만 지난 2004년 푸르밀(당시 롯데햄·우유)에 인수되고 3년 만에 다시 팔리는 과정에서 사모펀드 '먹튀' 논란에 휩싸여 현재 30%를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4월 대선주조를 인수한 비엔그룹은 현재 알콜도수 17.5도 '시원블루'와 16.9도 '순한시원'을 대표상품으로 내세워 시장 점유율 회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선주조는 부산시민들과 애환을 함께하며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의 명맥을 잇기 위한 특단의 자구책으로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내놓고 알리는 '솔직 마케팅'을 선택했다.
대선주조 임직원들은 지난 19일 오후 7시부터 동래 지하철역과 메가마트 일대에서 경영부진에 대한 반성과 재기를 향한 각오를 담아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3번째 삼보일배 가두행진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부산 대표 원도심으로 꼽히는 중구 남포동 거리를 시작으로 지난 3일 서면 일원에 이은 행보다.
대선주조는 남포동에서 가진 첫 삼보일배부터 광고모델 박기량을 내세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시원소주 좀 마셔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솔직하게 알리고 있다.
조우현 대선주조 대표이사는 "이러한 절박한 상황 속에 대선주조가 처한 상황을 시민들에게 솔직하고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임직원들의 삼보일배 가두행진을 마케팅의 일환이라기보다 부산 유일의 소주회사인 대선주조를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미래의 결의를 다지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86년간 부산을 지켜온 유일의 소주회사로서 지역 세수 확보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시원공익재단을 설립해 저소득층 사회복지 등의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면서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하고 발전해 나가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산시민들께서 큰 힘이 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 박성민·송용훈·서혜빈·임지혜·황혜은 동서대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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