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업계, 타깃별 브랜드·회사 나눠 불황 돌파
파이낸셜뉴스
2016.06.12 17:04
수정 : 2016.06.12 17:05기사원문
스마트폰시장 포화상태
中 BBK, 티노 모바일 등 소비자 타깃시장별로 자회사 나눠 판매 증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기로 접어들면서 새 생존전략으로 '쪼개기'가 눈길을 끌고 있다. 치열하고 빠른 시장 변화에 맞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조직과 상품을 세분화하는 타깃전략을 펴는 것이다.
특히 쪼개기 전략은 중국 신예 스마트폰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연령이나 성별 등 타깃시장별로 브랜드를 달리하는 것은 물론 특정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독자브랜드를 만들기도 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분리해 운영하는 것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
■中 BBK, 쪼개기로 화웨이 앞섰다
최근 중국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비보와 오포, 원플러스 등이 모두 BBK에 속한 브랜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1·4분기 오포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1850만대, 비보는 1430만대로 세계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시장 침체 가운데서도 연간 출하량 성장률이 각각 153%와 124%에 이른다.
오포와 비보가 모두 중국 BBK그룹의 자회사로 사실상 같은 그룹 회사인 점을 감안하면 BBK그룹 스마트폰 총 출하량은 글로벌 시장 3위인 화웨이(2750만대)를 뛰어넘는다.
중국 원플러스도 5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했는데 이 회사 역시 BBK 소속이다.
BBK는 시장을 세분화해 브랜드를 따로 운용 중인데, 오포는 디자인을 강조해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다.
비보는 '하이파이 앤드 스마트(HiFi & Smart)'라는 브랜드 슬로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차별화된 오디오 기능으로 성장 기반을 닦았다.
LG경제연구원 배은준 연구원은 "BBK는 세그먼트 공략을 위해 조직을 쪼갠 사례로 전면전을 피하고 국지전에서 승리하는 전략 덕분에 올해 1·4분기에는 화웨이를 넘어설 수 있었다"면서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하는 기업 중에는 선두기업들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새로운 전략으로 승부하는 업체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브랜드 쪼개기는 이미 대세
중국 선전의 티노 모바일은 해외시장 개척에서 쪼개기 전략을 펼쳐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티노 모바일은 2011년 프랑스에 위코라는 자사를 설립, 유럽시장을 공략했다. 개발과 생산은 중국의 티노가 맡고, 프랑스의 위코는 현지 마케팅과 영업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그 결과 지난해는 프랑스시장에서 12% 점유율을 차지하며 3위까지 올랐다. 중국이 아닌 프랑스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이 성공요인이다.
온라인 브랜드를 따로 운영하는 것은 이미 업계의 대세로 떠올랐다. 샤오미가 온라인 유통으로 성장한 이후 화웨이의 아너(Honor), ZTE의 누비아(Nubia), 오포의 원플러스(OnePlus), 지오니의 아이유니(IUNI), 레노보의 주크(ZUK), 쿨패드의 치쿠(QiKU) 등 중국 업체들은 물론이고 인도시장 2위 업체인 마이크로맥스도 유(Yu)라는 온라인 브랜드를 출시했다.
배 연구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방식의 가장 큰 차이는 마케팅과 프로모션 속도라고 할 수 있는데,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조기에 간파하고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인터넷 속도만큼이나 빠른 대응이 필수적"이라면서 "기존 조직과 같이 계층적 의사결정을 거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온라인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 후발기업들은 이런 온라인 사업의 특성을 반영, 기존 조직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구축하거나 별도의 회사를 만드는 쪼개기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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