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 전대 선거전략 골머리
파이낸셜뉴스
2016.06.15 18:06
수정 : 2016.06.15 18:06기사원문
1인2표제서 1인1표로, 당대표·최고위원 분리 등 방식 변경돼 셈법 복잡
당대표 권한도 강화돼.. 계파간 득실 따지며 신경전
새누리당의 차기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 개편이 유력해지면서 당권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당 대표 투표방식이 기존 1인2표제에서 1인1표제로 바뀌면서 계파 내 경쟁도 치열해졌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선출하게 되면서 후보간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적어졌다. 아울러 흥행을 우려와 함께 계파간 이해득실에 따라 전대 연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공식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이 의원은 "새누리당 대표에 호남 출신이 당선되는 것은 정치적 상상일 수 있으나, 실현된다면 그 자체가 정치혁신이고, 새누리당의 대변화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선 패배 책임론에 휩싸인 최경환 의원은 불출마를 시사하기도 했지만 친박계 핵심 실세인 만큼 결국은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박계 중진들이 대거 당 대표 선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세력 결집력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교통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박(비박근혜)계에선 정병국 의원의 당 주류인 친박계 후보에 맞설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힌다. 당 대표-최고위원 분리 선출로 인해 당 대표 후보간 연대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탓에 비박계 세력을 규합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으면 당권 차지가 가능하다는 게 정 의원 측의 입장이다.
기존 1인2표제에선 동일계파 성향의 후보가 암묵적으로 연대해 표를 나눠 갖거나 조직력을 동원해 특정 후보에 대한 표 몰아주기가 가능했지만 1인1표제에선 후보간 전략적 제휴가 실제득표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원들에 대한 장악력 약화와 함께 여론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전까진 당원들이 2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조직적 투표가 가능했지만 1표만 행사한다면 결과는 조직력의 우위만 가지고 예측하기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종구 의원 등 친박계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는 일부 비박계 의원들도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조율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지도체제 개편을 위한 지도부 선출 방식 변경으로 당권 경쟁은 시작부터 치열한 반면 최고위원 선거는 흥행 부진의 우려도 제기된다.
당 대표의 권한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최고위원의 영향력도 줄어든 데다 지도부로서의 이점이 지역구 선거에서 크게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 탓이다. 실제 지난 지도부 가운데 이인제, 김을동, 안대희 최고위원은 당선에 실패했다. 이에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일부 중진 의원들의 경우 최고위원 선거엔 나설 의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당 일각에선 흥행 실패 우려에 따라 리우올림픽 기간과 휴가철이 겹치는 전대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흥행 실패에 따른 조직 투표 가능성을 두고 친박과 비박이 서로 득실을 따지면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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