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까지 요구르트 뚜껑을 핥아야만 할까? (생활과학)
파이낸셜뉴스
2016.06.30 08:05
수정 : 2016.06.30 08:05기사원문
액체가 플라스틱 표면에 달라붙는 현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 핥거나 숟가락으로 긁어먹어야 할 것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은 또 있다.
사람들은 샴푸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쓰기 위해 물을 넣어 사용하거나 거꾸로 뒤집어 놓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대학교(Ohio State University)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이나 수은 등의 높은 표면 장력을 갖는 액체 분자는 서로 뭉치려고 한다. 이는 고체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이유다. 반대로 샴푸나 기름과 같은 물질은 표면장력이 낮아 분자들이 떨어져 나가서 고체 표면에 달라붙는다.
고체 표면에 표면장력이 낮은 물질이 붙었을 때 쉽게 떨어져 나가는 성질을 슈퍼올레오포빅(superoleophobic)이라고 한다. 이는 기름 성분을 떨쳐낸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은 자연에서조차 찾기가 쉽지 않다. 일부 물고기나 곤충에서 방유현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반대로 방수현상은 연꽃잎, 장미꽃잎, 도마뱀 발 등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연구원들은 플라스틱 표면에 방유현상이 나타나도록 두 가지 작업을 진행했다. 표면을 거칠게 해 공기를 머금토록 하는 것과 화학적 코팅을 하는 것이다. 거친 표면을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 표면을 녹여 이산화규소(모래의 주성분) 입자를 주입했다. 또 그 위에다가 화학적 코팅으로 불소 화합물 플루오로실란(fluorosilane )을 이용했다.
이런 시도는 마치 도넛에 설탕 글레이즈를 바른 후 굳으면 잘 떨어져 나가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런 기술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문이 묻지 않은 휴대폰 액정, 자동차 도장, 의료용 항균 제품, 얼룩지지 않는 섬유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기술은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특별한 신물질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값싸고 흔한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이다.
다만, 환경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레스 맥킨리 (Gareth McKinley) M.I.T 기계공학 교수는 “불소화합물 플루오로실란은 자연에서는 독성이 분해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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