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운하 확장에 대형선박, 아시아로..국적선사 vs. 연근해 선사, 격돌 불가피

파이낸셜뉴스       2016.07.19 18:05   수정 : 2016.07.20 07:46기사원문
이미 글로벌 선사 아시아 역내 항로 진출
현대상선·한진해운도 선박 투입 시간문제
전문가들 "공동운항 등 대립보다 협력이 필요"



국적 해운선사의 아시아 역내 항로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연근해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대형선박이 항로에 투입될 경우 운임하락으로 시장이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적선사들은 이미 외국계 선사들도 아시아 역내 항로에 진출하고 있어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국적선사와 연근해 선사들이 대립하기 보다는 미니얼리이언스 등 협력을 통해 외국 선사들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역내 항로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아져 연근해 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1만4000TEU급 선박의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기존에 운하를 오가던 4000~5000TEU급 선박들이 운임 수준이 양호한 아시아 항로로 투입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을 잇는 아시아 역내 항로는 고려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12개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1800~2500TEU급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데 4000TEU급 이상 배들이 투입될 경우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당장 현대상선이 운항하지 않고 있던 컨테이너선 10여척을 아시아 항로에 투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이 유동성 차원에서 매각한 동남아 항로 운영권을 ㈜한진이 본격적으로 행사해 대형선박을 투입할 경우 아시아 항로 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김영무 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그간 연근해 선사들이 아시아 역내에서 물량을 모아 부산항에 옮겨놓으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해당 물량을 전 세계로 실어 나르는 역할 분담을 했다"며 "근해 선사 입장에선 같은 해운업계로서 양대 국적선사 살리기에 힘을 모았는데 도리어 자신들을 망가뜨리려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적선사 측은 수요에 따른 역할분담을 했을 뿐 법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며 해운업계는 완전경쟁시장으로 누구든지 선박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아시아 역내 항로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현대상선 측은 "현재 운항하지 않는 선박이 총 7척인데 5척은 투입될 항로가 정해졌고 2척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한진해운 측은 ㈜한진의 동남아 항로 운항에 대해 "해당 노선에 대한 문제는 실사가 끝난 뒤 ㈜한진이 결정할 문제"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국적선사와 연근해 선사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글로벌 선사들이 이미 아시아 역내 항로에 진출하고 있다"며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막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한진해운과 고려해운이 공동운항을 한 적이 있다"며 "국적선사와 연근해 선사가 대립각을 세우지 말고 미니얼라이언스나 공동운항 등 협력을 통해 글로벌 선사들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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