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림 '여인'
파이낸셜뉴스
2016.08.18 17:21
수정 : 2016.08.18 17:21기사원문
시공을 초월한 설화의 세계
한국적 주제성과 현대적 표현의 토속적 정감 및 친근감이 남다른 서양화가 최영림(1916~1985)의 작품은 처자식을 고향에 두고 온 월남 작가의 망향의식이 그 바탕이다.
현실세계의 고통을 환상적인 설화의 세계로 환치시켜 향토성이 다분한 그의 작품 세계는 캔버스에 고운 황토 가루나 모래를 접착제로 바른 후 물감을 칠한 위에, 목판화에서 영향받은 선 중심의 간단명료한 묘사와 역동적 화면 구성이 그 특징이다.
'심청전'이나 '장화홍련전'과 같은 고전에서 소재를 차용해 사전계획 없이 과정에서 분위기를 찾아가는 형식은 그가 다분히 감성적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토속적이니 민화적이니 하는 내 그림에 대한 평이 싫지 않다. 결국 내 그림의 마티에르(질감)나 소재가 우리 것이라는 의미인데 나의 개성을, 우리 것을 찾는 것으로 보아준다면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술평론가 윤범모는 시공을 초월한 설화의 세계를 통해 따뜻한 모성 혹은 여성적 온화함을 희구한 최영림의 작품은 단순히 토속적이라기보다 실향민이 부른 망향 정신의 노래로 보인다고 평가한 바 있다.
변지애 K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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