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같은날 시험..취준생 '분통’
파이낸셜뉴스
2016.10.20 17:12
수정 : 2016.10.20 17:12기사원문
대부분 22일 필기전형, 면접날짜와 겹치기도
취업 기회 줄어들어
오는 22일 금융 관련 주요 공기업이 신입사원 필기전형을 진행한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일부 금융관련 기관도 같은 날 필기 및 면접 전형을 치러 취업준비생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취준생들은 가뜩이나 금융공기업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형 날짜가 겹쳐 취업 기회가 줄었다고 입을 모은다.
■고민하는 취준생 "하필 같은 날에"
20일 주요 금융 공기업에 따르면 22일 신입사원 필기전형이 시행된다. 이날 필기전형을 진행하는 금융 공기업은 △한국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예탁결제원 △SGI서울보증 △기업은행 △한국증권금융 등이다. 이중 SGI서울보증, 기업은행, 한국증권금융을 제외한 기업들의 필기시험일은 취준생들 사이에 소위 'A매치'라고 불린다. 축구 국가대표 간 경기인 A매치만큼이나 경쟁이 치열하고 필기 응시자들의 스펙도 화려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통상 A매치에 해당하는 기관이지만 이례적으로 올해는 지난 15일 필기전형을 진행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도 "다른 기관과 필기시험 일정을 사전에 논의하지는 않는다"며 "10월에는 사기업을 포함해 신입사원 필기전형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 고사장 대여가 어렵다보니 일정에 맞는 날로 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금융 공기업 관계자는 "선호 인재가 유사해 중복 합격자가 많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며 필기시험 날을 정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두 곳 시험 치르려 모험도
이처럼 다수 금융공기업이 같은 날 필기시험을 보면서 취준생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서울권 대학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A씨(여)는 이번 채용 시즌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SGI서울보증 서류전형에 합격해 22일 필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씨는 아직 응시할 곳을 정하지 못했다. 또 이씨는 기술보증기금 신입사원 채용 필기전형에 합격, 면접을 앞두고 있었는데 면접날짜가 공교롭게도 22일이다.
이씨는 "필기 날짜가 겹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치 못한 기관 일부도 22일에 전형을 진행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며 "경쟁이 치열한 금융 공기업 취업인만큼 기관들이 전형 일자를 분산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급적 많은 기업에 응시하기 위해 모험을 계획하는 취준생도 있다.
박모씨(28)는 오후 1시 시작되는 SGI서울보증 필기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낮 12시5분에 시험이 종료되는 예금보험공사 시험에 참여할 계획이다. 박씨가 실제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은 30분 가량이다. 박씨는 "두 기관에 응시하려면 이것 밖에 방법이 없다"며 "예금보험공사 시험은 왕십리에서, SGI서울보증은 동국대에서 시험을 보는데 지하철로 이동하면 겨우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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