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새판 짤 것”.. 정계 복귀, 민주당 탈당

파이낸셜뉴스       2016.10.20 22:27   수정 : 2016.10.20 22:27기사원문
“제 7공화국 열어야” 제3지대론 맞물리며 개헌.정계개편 강조
野 대선판도 파장 예고.. 민주당 "기다렸는데.."
국민의당 "환영한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정치와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화두로 던지며 20일 중앙 정치로 돌아왔다. '더불어민주당 탈당'이라는 승부수도 던졌다. 사실상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이고, 손 전 대표가 그동안 '제3지대론'과 맞물려 정계개편의 핵으로 꼽혀온 만큼 향후 야권내 대권 후보 경쟁은 물론, 전체 대선 판도에 어떤 파급력을 가져올 지 주목된다. 특히, 벌써부터 일부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어 정계개편이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경제 근본부터 바꿔야"

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2014년 7.30 경기 수원 병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장소와 시간이다.

손 전 대표는 "정치와 경제 새 판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복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다. 87년 헌법체제가 만든 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며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헌을 시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손 전 대표는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면서 "이제는 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성장 엔진이 꺼졌다"면서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끈 수출주도형 대기업중심 경제구조가 혁신없이 50년 동안 지속되면서 산업화의 그늘을 짙게 드리우고 있고, 그 결과 비정규직. 청년실업.가계부채 문제들이 악순환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경제구조의 버팀목인 수출실적도 19개월 이상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경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혁신 필요성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이 각각 '공정성장론' '국민성장론' 등과 같은 내세우며 경제이슈 선점에 나선 만큼,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탈당" 정계개편 신호탄?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함께 향후 정계개편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손 전 대표가 '민주당 탈당' 카드를 꺼내들며 '제3지대' 활동에 더욱 무게가 쏠리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지금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한다"며 "(새 판짜기) 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 국회의원.장관.도지사 당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과 당적도 버리겠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가 꾸준히 '새판짜기론'을 주장해 왔고, '중간지대론'을 주장하고 있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과 잇따라 만났던 만큼 제3지대 활동을 통한 정계개편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날 손 전 대표가 '개헌'를 거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여기에다 일부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들이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정계개편의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손 전 대표의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나는 손학규 대표가 공천 줘서 온 사람"이라면서 "손 전 대표 때문에 3선까지 했다. 내가 여기 남아서 뭐 하겠나. 대표님 있는 곳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탈당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 마음속에 시점은 정해져 있다. 상황이 긴박하다"며 조만간 탈당을 결행하겠다고 시사했다. 이 의원은 지난 2007년 손 전 대표가 한나라당을 떠날 때도 동반 탈당했었다.

하지만 민주당내 손학규계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손학규계로 알려진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추가 탈당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 다섯 손가락 안쪽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를 뽑아준 지역구 주민들과의 약속은 물론이고 탈당에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 손 전 대표도 동반 탈당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민'에 빠진 손학규계 의원들이 적지 않은만큼 단체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국민의당 '엇갈린 반응'

손 전 대표에 러브콜을 보내왔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손 전 고문의 정계복귀 및 당 탈당에 대해 "정계복귀를 하신 뒤 당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큰 틀에서 당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매우 아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환영의 뜻을 전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환영했다. 그는 이날 원내정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훌륭한 인재가 다시 정계복귀해 야권으로 돌아오는 데 대해 쌍수 들고 환영한다"고 말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윤지영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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