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공, MBS(주택저당증권) 추가 발행 가능할까
파이낸셜뉴스
2016.10.25 17:36
수정 : 2016.10.25 22:17기사원문
서민 대출 재원 확대 위해 목표치 이상 발행 필요
수요에 대한 시장검토 필요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 추가 발행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며 한도를 초과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등 서민 대출의 재원을 늘리려면 MBS를 목표치 이상으로 발행해야 하지만 시장에서 모두 소화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탓이다. MBS는 주택 구입자들의 대출채권을 증권 형식으로 바꿔 시장에 내놓는 상품인만큼 보증 문제만 해결이 된다면 공사는 얼마든지 발행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당초 계획보다 많은 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25일 주택금융공사와 금융권에 따르면 공사는 연초부터 지난 21일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27조5415억원어치 MBS를 발행했다. 10월이 채 가기도 전에 연초 계획량(26조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최근 한도 초과로 신규발행이 사실상 중단된 보금자리론이나 적격대출 등의 한도를 높이려면 MBS를 추가 발행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우선 활성화되지 않은 유통시장이 가장 큰 문제다. MBS는 10년 이상의 장기채 형태다. 한번 사면 10년 이상 장기간 보유해야 하는 자산인 만큼 주요 투자자는 투자 호흡이 긴 보험사나 연기금 등이 대다수다.
특히, 국내 MBS는 콜옵션 조항이 있어 투자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만기를 길게 가져가야 하지만, 중도상환 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매입에는 적극적이기 어렵다.
게다가 지난해 안심전환대출로 55조2193억원 규모의 MBS가 쏟아지고 올해도 매각 물량이 당초 계획을 넘어서면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8월 두 차례 진행된 MBS 입찰에서는 1조5100억원 규모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했다. 전체 발행물량(3조5500억원) 중 42.5%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증권사를 거쳐 시장에 공급된 셈이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연구위원은 "과거 상황을 감안할 때 MBS를 시장이 어느 정도 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문제"라며 "발행을 결정하기 전에 수요에 대한 시장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공사는 MBS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유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보금자리론에 6조원 이상, 적격대출에 2조원 이상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주택 계약에서부터 대출 진행, MBS 발행까지 2~3개월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추가로 공급되는 보금자리론, 적격대출은 올해 MBS 발행물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이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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