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관 '무제'
파이낸셜뉴스
2016.11.03 18:08
수정 : 2016.11.03 18:08기사원문
인간의 정신과 우주의 영원성
전쟁의 여파가 남아있던 1950년대, 프랑스로 떠난 한국 작가들은 그곳에서 새로운 예술세계를 꽃피운다. 그 선구자적 역할을 한 작가가 바로 남관(1911~1990)이다.
남관은 프랑스로 건너간 첫 한국 화가이자, 프랑스 화단에서 위업을 이룬 제일의 작가이기도 하다. 1954년 도불 후 삶과 인간에 대한 단상들을 추상의 화면으로 풀어내었고, 1966년 망통 국제회화비엔날레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아마도 그가 이런 평가를 받게 된 것은 동양적인 정신을 서양의 매체와 기법으로 풀어낸 그 탁월한 능력 때문이었을 것이다.
파리에서의 남관은 구상으로부터 추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남관의 작품은 서양의 기술과 동양의 정신을 담고 있어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동과 서의 융합과 조화의 특징은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동양의 언어인 한자를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글자 위로 색이 번지고 응고되며 그 안에서 깊이감을 만들어낸다. 이 작품은 상형문자와 같은 문자와 물감의 농담을 통해 인간의 정신과 우주의 영원성을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색채 감각으로 표현했다.
김현희 서울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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