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성 높이는 국민의당, 무당층 끌어안을까

파이낸셜뉴스       2016.11.11 18:40   수정 : 2016.11.11 18:40기사원문

국민의당이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뚜렷한 선명성을 보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보다 한발 앞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정했고 새누리당보다 한발 앞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의 우선 인사청문'을 제안했다. 국민적 분노와는 발맞춰 행동하면서도 민생·경제 문제와의 선은 분명히 긋고 해결책 모색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최순실 정국 이후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늘어난 가운데 국민의당이 이같은 행보를 토대로 무당층을 끌어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무당층은 전체의 32%에 달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지기 전보다 5%포인트 내외 증가한 수치다. 새누리당에서 10%포인트 이상 빠진 지지도는 일부 야권에 흡수됐지만 나머진 무당층으로 옮겨갔다. 중도개혁적 성향을 가진 젊은 보수층이 주로 이탈한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새누리당·민주당과는 차별화된 입장을 보이며 무당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달리 박 대통령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면서도 민주당과 달리 민생·경제를 챙긴다는 점을 부각하는 식이다.

이는 일종의 차별화 전략으로 제3당 국민의당의 중간자적 역할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분노하는 국민'과 '불안한 국민'을 모두 껴안으려는 의지인 셈이다.

국민의당은 앞서 4·13 총선에서 중도 성향의 무당층을 대거 흡수하며 26.74%의 높은 정당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빠져나간 틈을 타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당 지지도는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 이후 급하락한 뒤 지금은 12%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당 내부에서는 새누리당 지지도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내심 기대해왔다. 그러나 아직 세 확장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 지지도는 이날 갤럽 기준 13%로 지난 6월 이후 오차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지지층이 일부 흡수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당내에서 중도보수층을 끌어들일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12일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대정부 압박수위를 높이되 경제부총리 우선 인준 등 민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최순실 정국 타개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되 현안까지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번 갤럽 설문조사는 지난 8~10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3명을 상대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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