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립종부터 편평사마귀까지… 얼굴 트러블, 어떻게 제거할까

파이낸셜뉴스       2017.01.05 09:44   수정 : 2017.01.05 09:44기사원문

영업사원 김 모씨(30)는 몇달 전 무심코 거울을 보다 깜짝 놀랐다. 눈가에 작은 사마귀 같은 게 두어 개 올라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짜보려 했지만 여드름처럼 쉽게 제거되지 않았다.

아프지는 않지만 같은 자리에서 몇 달째 없어지지 않아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평소엔 두꺼운 뿔테안경으로 가려왔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 주변으로까지 퍼지는 것 같아 피부과를 찾았더니 '비립종'으로 진단받았다.

거울을 볼 때마다 눈엣가시처럼 거슬리는 비립종은 대개 피부의 얕은 층에 발생한다. 1㎜ 안팎의 크기로 하얀색이나 노란색을 띠며 내부에 각질이 차 있다. 눈가 주위와 뺨에 호발하고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한다.

마치 좁쌀 여드름 같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들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여드름은 피지샘이 세균에 감염되거나 막혀 빠져나가지 못한 피지가 피부 안으로 차면서 생긴다. 반면 비립종은 피지가 아니라 각질이 모공 속에 막혀 떨어지지 못하고 피부 안으로 쌓이는 현상이다. 여드름처럼 출구가 있는 게 아니어서 억지로 짜도 압출되지 않고 주로 눈가에 많이 생긴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피부는 턴오버(전환) 주기가 있어 28일 만에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오는 게 정상"이라며 "하지만 여러 이유로 각질이 각질층에서 떨어져 나오지 못하면 그 아래에서 생성되는 세포와 각질들이 그대로 갇힌 채 돔 모양으로 솟아오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면역약화, 수면부족, 영양부족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은 피부 재생이 원활하지 못한 경우가 적잖아 이들 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비립종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원발성 또는 피부 손상 후 나타나는 속발성으로 나뉜다. 피부가 손상받은 자리에 생기는 경우 눈 주위를 자주 비비는 습관이 원인일 수 있다.

치료는 간단하다. 주로 레이저로 환부 모공을 열어 속안에 차 있는 각질을 꺼내는 방법을 사용한다. 피부 전문가의 관리를 병행해 비립종 관리와 재생관리를 동시에 진행하면 흔적이 남지 않고 깨끗하게 제거된다. 일단 해결되고 나면 다시 생기는 일이 없으며 각질이 나갈 구멍을 열어주면 주변으로 번지는 일도 없다.

임 원장은 "비립종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손으로 잘못 건드리면 오히려 염증과 흉터가 지는 등 2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압출 과정에서 각질이 피부 속 다른 방향으로 으깨져 비립종이 더 커지거나 번지기도 하므로 피부과를 찾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비립종과 비슷한 병변으로 한관종이 있다. 한관종은 피부의 깊은 층에 땀을 분비하는 땀샘관이 증식하며 나타나는 질환이다. 2~3㎜ 크기로 피부 위로 융기된 형태로 마치 '물사마귀'처럼 보인다. 대부분 여성에서 흔하고 유전의 성향이 커 어머니와 딸이 같이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한관종은 눈꺼풀, 이마, 인중은 물론 심한 경우 가슴에도 발생한다.

임이석 원장은 "한관종은 크기가 커지거나 서로 뭉쳐 융합될 수도 있고, 가슴은 물론 등까지 번질 확률이 높아 발견 즉시 치료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며 "한관종은 땀이 나오는 통로와 진피층 깊숙이 자리잡고 있어 무턱대고 손이나 바늘로 터뜨리면 오히려 악화되므로 자가치료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관종은 압출할 수 있는 병변이 아니어서 탄산가스레이저와 아그네스레이저 등으로 복합치료에 나서게 된다. 과거에는 피부를 깎아내는 치료법만 이뤄져 깊은 층의 땀샘관을 완벽하게 치료하지 못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이같은 단점을 보완, 표피층의 튀어나온 병변과 진피층의 땀샘관을 동시에 치료해 흉터·색소침착은 최소화하고 재발률은 낮추는 복합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 얼굴에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편평사마귀'를 들 수 있다. 표면이 편평하고 좁쌀 크기 정도여서 자신에게 사마귀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오돌토돌한 느낌 때문에 자주 만지다 보면 사마귀가 더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마귀는 자꾸 만질 경우 커지고 번지는 게 문제다.
편평사마귀는 대부분 피부색 혹은 옅은 갈색으로 긁은 자국을 따라 선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흔해 혹시 사마귀라 생각되면 자주 만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임이석 원장은 "사마귀는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수년 동안을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서둘러 치료하는 게 좋다"며 "특히 방치할 경우 주변 다른 신체 부위로 순식간에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얼굴에 병변이 나타날 경우 환자 스스로 특정한 질환이라고 정의내릴 수 없는 만큼 피부과에서 면밀한 진단을 받은 뒤 적절한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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