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12-V-70 #172'
파이낸셜뉴스
2017.01.19 16:56
수정 : 2017.01.19 16:56기사원문
노란색 점으로 부르는 노래
수많은 점들이 하나의 화폭에 스며들어 한 편의 시같이, 때로는 음악같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스며드는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의 전면점화 작품에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평생을 살아낸 작가의 예술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해에는 그의 점화 작품이 여러 차례 한국 경매시장의 최고가 기록을 깼고, 올해도 대규모 회고전이 예정돼 있는 등 김환기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남 기좌도 출신의 김환기는 일본 유학시절 서양 근대미술을 접하고 1937년 고국에 돌아와 활발한 작가활동을 한다.
'12-V-70 #172'는 김환기 전면점화의 대표작으로 높이 236㎝, 폭173㎝라는 큰 화면이 노란색 계열의 점들로 가득 차 있으며 색의 농담과 변화로 화면을 구성했다. 노랑, 황토, 주황, 빨강에 이르는 색채의 변화는 색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온 수화의 예술관을 잘 보여주며 따뜻함과 생동감을 동시에 부여한다.
무명의 화폭에 스며든 물감이 주는 고즈넉함은 동양의 수묵화를 떠올리게 하며, 뉴욕의 스튜디오에서 고향을 그리며 긴 시간 서서 점을 찍고 그 점의 둘레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던 수화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보게 한다. '예술에는 노래가 담겨져야 한다'는 김환기의 서정성에 대한 탐구가 열매를 맺은 작품으로, 고국·가족·지인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예찬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에게 마음 속으로 갈채를 보내본다.
이소영 서울옥션 스페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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