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 中 수출길 막혔는데..중국게임 수입 급증

파이낸셜뉴스       2017.05.05 13:24   수정 : 2017.05.05 13:24기사원문
모바일게임 中流의 역습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중국에서 인기 검증을 마친 모바일게임들이 한국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인기를 얻은 모바일게임의 지적재산권(IP)을 중국에 팔아 로열티 수익을 올리는 형태가 일반적이는데, 최근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장터) 상위권을 휩쓴 모바일게임들은 중국 검증을 무기로 한국 시장에사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른바 게임시장에서 중국의 역습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젠의 모바일게임 '뮤오리진'은 출시 2년이 지났지만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뮤오리진은 중국에서 인기를 얻은 모바일게임이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대표 사례다.

■중국산 모바일게임 한국 진출 러시

웹젠은 온라인게임 '뮤'의 IP를 중국에 팔았는데, 현지에서는 '전민기적'이라는 모바일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전민기적'은 중국에서 일매출 46억원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거뒀다. 이에 웹젠은 '대천사지검'을 역수입해 '뮤오리진'으로 내놨다. '뮤오리진'은 출시와 동시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마켓 등 양대 앱 장터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다.

넷마블이 최근 선보인 적진점령(MOBA) 장르의 모바일게임 '펜타스톰'도 중국산이다. 중국 텐센트 티미 스튜디오가 개발한 원작인 '왕자영요' 역시 앱 마켓에서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한 저력이 있다. 넷마블은 이를 국내로 들여와 '펜타스톰'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것이다. '펜타스톰'은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이 e스포츠로의 도약을 꿈구고 있다. 이날 기준 구글 인기 1위, 최고 매출 29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가 곧 출시할 모바일게임 '음양사' 역시 중국에서 흥행을 한 작품이다. 중국 넷이즈가 개발한 '음양사'는 중국을 넘어 대만, 홍콩 등지에서 앱 마켓 인기 1위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카카오는 올 여름 '음양사'를 한국 시장에 맞게 손봐 출시할 예정이다.



■자체 개발보다 싼값에 성과...韓게임산업에 독? 득?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수입은 국내 모바일게임 회사들의 자체 개발 능력에 대한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자체 개발에 투입해야 할 비용보다 모바일게임을 수입해 들여오는 비용이 훨씬 싸게 먹히는데, 인기까지 검증돼 있으니 게임사들이 중국 게임 수입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중화권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은 모바일게임사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명분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규모로 손 꼽히는 중국에서 성공한 모바일게임은 자체 개발보다 적은 비용으로도 괜찮은 작품을 들여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모바일게임사의 자체 개발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산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국 게임의 몸값이 높아지는 것도 우려스러운 일이다.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이 IP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계약금이 높아진 결과다. 실제 카카오가 가져간 '음양사'의 경우 국내 메이저 게임사를이 경쟁을 펼친 끝에 100억원 수준까지 계약금액이 치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서 성공한 IP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벌어지면서 계약금이 비이상적으로 높아진 경향이 있다"며 "국내에서 꼭 성공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큰 돈을 날릴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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