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걷던 노-정 관계 새국면... 대립→대화로 '화해 무드' 조성

파이낸셜뉴스       2017.05.11 10:39   수정 : 2017.05.11 10:39기사원문

'반(反) 노동정책'으로 박근혜정부 기간 동안 악화일로를 걷던 정부와 노동계의 갈등 관계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새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권을 선진국 수준으로 보장하겠다며 '친 노동자 공약'을 내건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동계의 대정부 투쟁 방침에도 변화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명박-박근혜정부 동안 정부와 관계를 단절하다시피한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먼저 나서 노-정 대화를 제의하기로 하는 등 노-정 관계에 모처럼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노-정, '밀월 관계' 지속될 듯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문재인 정부와 '밀월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노총이 공식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후보시절 정책연대 협약을 통해 약속한 정례적인 '정책협의체'를 구성해 주요 노동 현안을 논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정책 연대 협약에는 새 정부 출범시 행정지침 폐기(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등 정책과제 개선, 재임기간 동안 정책협약 12대 과제 이행 등을 담고 있다.

특히 노동계의 반발이 거센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 성과연봉제 등은 폐기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이들 행정지침은 지난 박근혜정부에서 추진되면서 노-정 갈등이 악화된 요인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이들 지침을 폐기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노동계는 후보시절 약속한대로 이들 행정지침을 우선 폐기한다면 앞으로 정부와 대화하고 소통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노총은 "새 정부가 임기를 시작하면서 성과연봉제, 쉬운해고 지침 등 정부의 위법한 지침 폐기를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며 "이를 통해 신뢰가 형성된다면 우리사회가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고 노동자 서민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화하고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노총은 지난달 27일 '2017년 제2차 중앙정치위원회'를 열고 10~25일 조합원 67만4464명을 대상으로 총투표를 벌인 결과, 투표에 참여한 35만1099명 가운데 46.97%를 받은 문재인 후보를 한국노총 지지후보로 결정한 바 있다.

■'관계 단절' 민노총, 노-정 대화 제의... 투쟁 현장도 '화해무드'

민노총은 먼저 문재인 정부에 조속한 시일내 노-정 대화를 개최할 것을 제안할 계획이다. 새정부의 노동 정책 방향과 개혁 일정, 주요 현안의 해결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이다.

지난 1998년 2월 사회적 논의 기구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뒤 이명박-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정부와 대화나 타협하지 않았던 민노총의 대정부 투쟁 일변도를 비춰 볼 때 '격세지감'이다.

민노총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로운 정부 구성과 노동정책 수립 과정에서 노동계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약속한 만큼 조속한 시일안에 노-정 대화를 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민노총은 앞서 새로운 정부가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로 최저임금 1만원 실현, 비정규직 문제해결, 노조 할 권리·노동3권 보장, 노동시간단축·일자리정책 등 4대 핵심의제와 10대 분야별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화해 무드는 일선 투쟁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비정규직·정리해고 철폐를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의 한 건물 광고탑에 올라갔던 장기 투쟁 노동자 5명이 고공 단식농성 27일째인 지난 10일 농성을 중단했다.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취임한 날이기도 하다.

농성을 주도한 '노동자·민중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사업장 공동투쟁위원회'는 "새정부와 맞서는 새로운 싸움을 만들겠다는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 5명의 고공단식농성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노동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약속한 친 노동 공약을 잘 실천해나간다면 악화일로를 걷는 노-정 관계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협의가 중단된 노사정위원회에도 복귀해 사회적 협의도 재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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