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술핵 배치 우호적”… 핵 對 핵 ‘공포의 균형’ 목소리 커져

파이낸셜뉴스       2017.09.04 18:02   수정 : 2017.09.04 22:02기사원문
한국당 ‘핵포럼 6차 세미나’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美 정책옵션에 전술핵 포함.. 우호적 반응 절묘한 타이밍”
일부 의원들 ‘김정은 제거’ ‘선제타격’ 필요성까지 주장



북한이 핵도발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트럼프 미 행정부에선 한국 정부가 전술핵을 요구할 경우 가장 우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정부의 전술핵 재배치에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국내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모양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전술핵 추진 외에도 자체 핵무장론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일단 '핵 대 핵'의 안정된 공포의 균형 유지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론이 탄력 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 전술핵 요구에 우호적 타이밍"

아산정책연구원 전성훈 연구원은 4일 "전술핵을 철수한 이후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면 가장 우호적으로 반응할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전 연구원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북한의 핵 독점시대, 대한민국의 활로는?'이란 주제로 열린 한국당 의원모임 핵포럼 6차 세미나에서 "트럼프 정부는 핵사용 권한을 높게 보는 핵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전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작업 관계자들과의 대화를 언급, "제가 보기엔 오바마 정부 때보다 트럼프 정부는 핵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이미 열댓개 정책옵션을 추렸는데 여기에는 전술핵도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조야에서도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보다 전술핵으로 미국의 관리 아래에 놓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가 이뤄지기 위해선 우리 정부와 군에서도 관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몇달 내로 이뤄지는 작업이 아닌 만큼 장기적 과제로 꾸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연구원은 "전술핵을 가져다 놓는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 국가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며 "우리에겐 북핵전략도 없고 전문가도 없고 핵 불모지다.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한민국 시스템을 바꾸고 우리 군에도 북핵 대응군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한 노력과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한두달 걸리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준비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집요하게 이 문제 를 해결해야 한다.

■강력한 핵 억제력 촉구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할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는 등 도발 강도를 높이면서 한국당은 북한을 이미 핵보유국임을 지적, 우리에게도 핵 억제력 강화를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유철 의원은 "북핵위기를 놓고 우리가 레드라인으로 갑론을박할 때 북한은 레드라인 넘어 블랙존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며 "26년간 북핵 해결방식은 완전히 실패해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독점 시대만 열었다. 이제 우리도 북한 김정은의 오판을 막기 위해 강력한 핵 억제력을 우리 스스로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 일각에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강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성찬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결국 우리는 핵을 보유하거나 미국과 북한간 협상으로 한반도 공산화를 지켜보거나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명령만 내리면 북한 시설을 타격한다"며 "우리 잠수함이 원산 앞바다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결심을 안하니까 못하는 것"이라고 말해 선제타격 필요성까지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을 제거해도 북한 체제가 붕괴되기 어렵고 참수작전이 성공한다 해도 북한의 보복이 있을 수 있어 쉽게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김일성 급사와 김정일 병사, 1990년대 초반 식량난에 따른 기아사태 등의 3차례 급변사태를 겪었지만 넘겼다. 그만큼 체제 내구성을 쉽게 보면 안된다"며 "아마 참수작전에 성공해도 반드시 보복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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