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끊임없는 배움으로 참사람 육성' 교육철학, 소외된 곳곳에 뿌리내려
파이낸셜뉴스
2017.09.06 19:27
수정 : 2017.09.06 19:27기사원문
"교육이 미래" 교보생명 창업자 대산 신용호 회장 탄생 100주년
사회공헌활동 등 재조명, 세계 첫 '진학보험' 출시
30년간 300만명에 학자금.. 경제개발 시대 주역 활약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국내 최대 교보문고 설립
사회공익재단 3개 만들어 연구.문학.장학사업 펼쳐
교보생명 창립자인 고 대산(大山) 신용호 전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활동과 철학을 이어받은 교보생명의 사회공헌활동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용호 창립자가 생명보험 외길 인생을 통해 '보험의 선구자, 보험의 거목'으로 불린데다 지난 2003년 9월,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국민교육과 참사람 육성에 힘썼기 때문이다.교보생명 창립자인 대산은 개인에게 닥친 고난을 스스로 극복하고 '참사람 육성'이라는 남다른 교육철학을 실천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 창의적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육보험 탄생시킨 개척자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을 거치며 치열했던 삶을 통해 피어난 '국민교육'에 대한 열정은 세계 최초의 교육보험을 탄생시켰고 서울 한복판 금싸라기 땅에 교보문고를 세웠다. 이는 대산문화재단 등 3개 공익재단 설립으로 이어졌다.
대산은 한국전쟁의 상처로 피폐해진 조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교육이 민족의 미래다'라는 신념으로 교육보험 사업을 결심했다. 그는 치열한 연구 끝에 생명보험의 원리와 교육을 접목한 '교육보험'을 창안하고, 1958년 8월 7일 '대한교육보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을 창립이념으로 내세운 교보생명은 회사 이름부터 남달랐다. 다른 생명보험사와 달리 '○○생명보험'이 아닌 '대한교육보험'이라 이름 붙인 것.
교육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고, 보험을 통해 자립경제의 바탕이 될 자본을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창립과 동시에 '진학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교육보험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독창적인 보험상품이었다. 교육보험은 곧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 됐고, 높은 교육열과 맞아떨어지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이후 30년간 약 300만명의 학생들이 학자금을 받아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렇게 교육의 기회를 얻게 된 인재들은 196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개발 시대의 주역으로 활약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교육보험의 선풍적인 인기로 1967년 창립 9년 만에 업계 정상에 오르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초로 퇴직보험과 암보험을 개발하고 계약자배당금 시대를 여는 등 보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기며 한국 보험산업을 세계 8위권으로 성장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대산의 '국민교육'에 대한 신념 한 가닥이 교보생명으로 구현되었다면 다른 한 가닥은 교보문고였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대산의 신념은 국내 최대의 서점 '교보문고'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광화문 네거리, 금싸라기 땅에 돈도 안 되는 서점을 들이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대산은 "사통발달 대한민국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작가나 대학교수,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으며, 얼마나 보람 있는 사업입니까"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마침내 1981년 6월 교보문고가 문을 열었다. 단일면적으로 세계 최대규모로, 서가 길이는 무려 24.7km에 달했다.
교보문고는 개장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명소가 됐고, 그의 소망대로 국민 누구나 원하는 책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지식과 문화의 광장이자 평생교육의 장이 됐다.
대산은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과정에서도 '국민교육'의 신념을 놓지 않았다. 대산농촌재단, 대산문화재단, 교보교육재단 등 3개 사회공익재단을 설립해 선진농업연구, 교육과 문학 지원사업, 장학사업 등을 펼치며 소외된 곳까지 교육과 지식의 뿌리를 내리도록 했다.
광화문의 명물 '광화문글판'도 대산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광화문글판은 1991년부터 27년째 한자리를 지키며 시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한편, 교보생명은 대산 신용호 창립자 탄생 100주년을 맞아 7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또 대산의 발자취를 담은 기념사진전도 이달 28일까지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와 강남 교보타워 등에서 개최된다. 14일에는 '대산의 교육이념과 미래교육 방향'을 주제로 대산의 교육철학을 조명하는 학술심포지엄도 진행될 예정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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