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저출산, 재정만으론 해결 못해… 모두가 노력해야"
파이낸셜뉴스
2017.09.18 17:30
수정 : 2017.09.18 22:28기사원문
"어떤 정책목표든 실질적으로 집행이 돼서 성과가 나올 때까지 우리 책임이다. 예산을 투입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현장 방문에서 우리 정부 저출산정책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담당국장은 "저출산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제도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김 부총리는 "제도는 많은데, 왜 안될까"라고 되묻자 고용부 담당국장은 "신한은행에서 제공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등을 중소기업이 정부에 신청을 하면 지원해주지만, 정부가 신청를 하라고 나설 순 없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우리 정부 저출산정책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과 함께 구로구청 어린이집과 신한은행 본점을 방문했다. 저출산과 낮은 여성 경제참여율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8일 벤처기업 방문 이후 두 번째 합동 현장방문이다.
이날 부총리를 비롯해 중앙정부 5개 부처 장.차관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방문한 건 그만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간담회 발제를 맡은 이삼식 한양대 교수는 "낮은 출산 수준의 초장기화는 여성.고령인력 활용이나 외국인 유입으로도 막기 어려운 국가.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2006년 이후 12년간 저출산 극복에 126조8834억원을 투입했다. 무상 보육.교육비와 시설 지원비 83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65.5%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합계출산율은 사상최저(1.03명)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가장 낮았던 2005년(1.08명)보다 훨씬 더 떨어지는 수치다. 이 정도면 정책의 대실패다.
앞선 방문한 구로구청 사랑채움어린이집에서도 정부가 귀담아야 할 애로가 건의됐다. 이곳은 인근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를 맡는 직장어린이집이다. 구청이 장소를 제공하고 중소기업과 정부가 돈을 댄다. 모범사례이지만 이 어린이집 운영자인 킨더슐레보육경영연구소 김은경 대표는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보통 어린이집과 달리 직장어린이집 교직원들은 밤 11시까지 일해야 할 때도 있다"며 "보통 점심시간은 휴식이지만 교직원들은 복지부 지침에 따라 점심지도를 하려면 쉴 수 없다. 반면 노동법에 따르면 한 시간은 휴식시간을 줘야 한다. 인력충원은 사업주를 설득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 10년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102조원을 썼다"면서 "맞벌이하는 부인들이 보육시설만 갖춘다면 아이를 낳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 교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김 장관의 발언은 없었다. 대신 권덕철 복지부 차관이 "보조교사 예산을 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저출산 문제는 범정부적으로 다 함께 협력해나가야 하는 과제"라며 재정 투입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성평등과 일·가정 양립 문화의 정착,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 등 전(全)사회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부처가 힘을 합쳐서 일이 되게끔 하자"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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