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리더십'을 기대한다
파이낸셜뉴스
2017.10.31 17:01
수정 : 2017.10.31 21:56기사원문
예상과 달리 산업통상자원부는 건재했다. '통상'과 '산업'을 지켜냈다. 지난 6월 문재인정부의 부처 개편 당시 차포 떼고 10년 만에 도로 '산업자원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었다.
청와대는 고심 끝에 '통상'을 외교부로 넘기지 않고 그대로 뒀다. 당시 산업부가 '읍소'했다는 얘기도 돌았다. 이렇게 재편된 문재인정부의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백운규다. 지난 7월 3일 청와대는 새 에너지정책을 수행할 적임자로 공과대학 교수인 그를 지명했다. 3주 후 적격-부적격 의견이 둘 다 담긴 청문보고서가 채택됐고, 그날 개정 정부조직법도 국회를 통과했다. 그렇게 그달 24일 백운규는 장관에 취임했다. 이름(운규 雲揆)자 대로 많은 이(운)를 관장하는 벼슬(규)을 얻었다.
통상정책에선 백 장관의 자리가 애매하다. 그가 총괄 장관이지만 통상 쪽은 잘 알지 못한다. 현재까지 그가 취임 때 한 약속("전략적·종합적 판단에서 장관이 책임감 있게 통상업무를 직접 챙기겠다")은 확인되지 않는다. 민감한 시기 "FTA 폐기도 하나의 가능성"이라는 말로 오해를 산 후부터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라는 식의 원론적인 말만 하고 있다.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의 FTA 개정 요구를 수용(10월 4일)한 현실에서 힘은 빠진다. 국민들은 올해 초 전 정부 장관이 말했던 것과 똑같은 답을 듣기를 원치 않는다. 중요한 국가사안에 대한 진전된 발언을 희망하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가 총괄 장관으로서 통상교섭본부 쪽과 내부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100일의 허니문'이라 해도 정부의 장관은 수습직이 아니다. '백운규의 리더십'을 찾아야 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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