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하게 치러진 수능 결시율 9.26%...지진 여파 없어

      2017.11.23 11:31   수정 : 2017.11.23 17:15기사원문






【포항=최수상 기자】 지진 피해가 발생했던 포항지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무사히 치러졌다. 한 때 규모 1.7의 약한 지진이 발생해 긴장했지만 더 이상의 여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23일 포항시 남구 포항이동중학교에서 수능시험을 마친 이다경(18·동지여고)양은 “허무하면서도 기쁘다.

지난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돼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무사히 시험을 끝낼 수 있어서 홀가분하다. 시험 칠때는 제발 지진만 일어나지 말아라고 마음 속으로 기도했다 ”고 소감을 말했다.

오천고 이지원(19)양은 “수능은 끝났지만 이번 지진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졸업 때까지 남는 시간은 수화를 배울 계획이고, 기회가 된다면 집이 무너진 지진피해 주민들을 도와드리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포항지역 올해 수능은 14곳(포항12, 영덕1, 울진1)의 시험장에서 6098명이 지원한 가운데 4교시 한국사 시험을 기준으로 611명이 결시하고 5487명만 응시해 10.0%의 결시율을 보였다. 경상북도교육청은 지진으로 인한 결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고, 포항 장성고, 대동고, 포항여고 등 4개 시험장에 배정된 수험생 2045명도 계획대로 포항 남구의 포항제철중, 오천고, 포항포은중, 포항이동중으로 시험장을 옮겨 시험을 치렀다.

이 가운데 울릉도에서 건너 온 수험생 34명도 단체버스를 이용, 시험장으로 이동한 뒤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이들은 지진에 따른 수능연기로 인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지난 10일부터 포항지역 해병대에 머물며 수능을 준비해왔다.

일부 수험생들은 교통정체로 길이 막혔거나 수험표를 두고 나왔다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험장소로 이동하기도 했다.

시험장 앞에는 이날 아침기온이 1도까지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험생 가족, 친구, 교사, 학교 후배들이 나와 수험생 응원을 잊지 않았다.

입장하는 수험생에게 따뜻한 음료수, 과자 등 먹거리를 나눠주고 또 손을 맞잡거나 안아주며 수능 대박을 기원했다. 시험장이 변경된 4곳은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우려했던 강한 여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수능 2교시 수학영역이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점에서 규모 1.7의 약한 지진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진 규모가 2.0을 넘지 않아 공식 여진 집계에서는 제외됐고 이후 추가 여진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발생한 여진은 전날인 22일 12시 41분 발생한 규모 2.5 여진을 합쳐 총 63회에 이르고 있다.

앞서 오전 10시59분께는 포항이동중학교에서 전기공급이 1초가량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은 점심시간에 이 학교에 대한 전기배선 등 긴급점검을 했다.
교육부와 포항시 등 관계 기관들은 수능이 완전히 끝난 오후 5시 40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여진 등에 대비해 이날 포항 12곳의 시험장에는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각각 배치됐다.
시험장 인근에는 입실 시간 전 여진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수험생 비상 수송용 버스 244대가 대기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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