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가계빚, 고용절벽에도 "내년 지갑 열린다" 장밋빛 전망 5가지 이유
2017.11.28 17:23
수정 : 2017.11.28 17:23기사원문
중국과 '사드 갈등'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13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부총리의 전망대로 중국과의 갈등이 일단락되고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롱패딩 열풍'으로 드러난 내년 2월 평창 올림픽 특수 기대감은 6월 러시아 월드컵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년 韓경제, 낙관 못한다고?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 경제의 올 3.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1.4%다. 1.4분기 1.1%에서 2.4분기 0.6%로 하락했던 성장률은 3.4분기 다시 1%대로 올라섰다. 올해 4.4분기 성장률이 제로(0)에 그쳐도 연간 성장률은 3.1%나 된다.
문제는 이런 '건실한 모습'을 내년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3%로 전망했다. 다만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이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들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8%(평균)로 제시했다. 글로벌 IB들은 특히 '고용시장 부진'과 '가계부채 부담' 두 가지 문제를 근거로 제시했다. 올 상반기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증가세는 1%대 중반을 기록했지만 8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는 1%를 밑돈다.
지난 정부에서 경기부양책으로 썼던 부동산정책 탓에 급증한 가계부채도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은 1419조1000억원으로 올해 6월 말보다 31조2000억원(2.2%) 늘었다. 이 탓에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 자료 기준 실질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 3.4분기부터 2016년 4.4분기까지 매 분기 전년 동기 대비 0%대 증가에 그쳤다. 심지어 2016년 4.4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고, 올 3.4분기까지 마이너스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돌아온 유커...내년 1분기 민간소비 전년比 3%↑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있다. 당장 이날 중국 국가여유국은 베이징·산둥 지역회의를 열고 한국 단체관광 금지와 관련해 베이징과 산둥의 일반여행사에 한해 일차적으로 단계적 허용키로 했다. 이는 한국 경제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12월 중 한.중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이를 계기로 베이징과 산둥 지역 이외의 나머지 지역까지 모두 한국행 단체관광이 풀리면 사드보복 피해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3~7월 중국 관광객 감소로 한국 경제가 7조6000억원가량 손실을 봤다고 분석한 바 있다. 따라서 중국과의 갈등이 해결되면 이르면 6개월 내 7조원가량의 손실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주식시장에선 이미 화장품, 여행주 등 중국 소비주가 상승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드갈등 해소가 경제성장률에 일정부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이벤트도 '특수'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6월 러시아 월드컵의 간접적 특수까지 노릴 수 있다. 실제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롱패딩 열풍 등을 비롯, 이벤트 관련 소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앞서 2002년 상반기 월드컵 당시 민간소비 증가율은 10%대를 웃돌기도 했다.
기저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탓에 민간소비 증가율은 2016년 4.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5%에 그쳤고, 올 1.4분기에도 2.0% 증가에 머물렀다.
아울러 내년 문재인정부의 공식적인 첫 예산이 집행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의 2018년 예산안을 보면 보건.복지.노동 분야 지출이 16.7% 증가한다. 교육분야 지출도 6.7% 늘어난다. 최저임금 16.4% 인상에 더해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지급 등 현금보조가 확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와 함께 주식시장이 호황이고 원.달러 환율이 소비에 우호적이라는 점도 소비를 늘릴 요인으로 인식된다. 주가지수는 올해만 25% 올랐고, 그만큼 순금융자산도 크게 늘었다. 원화 역시 연중 최저치인 달러당 1080원대까지 하락했고, 올 4.4분기에는 1110원 내외로 예상된다. 구매력이 높아진 셈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