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자신감 되찾은 KAI 사천공장

파이낸셜뉴스       2017.12.03 12:00   수정 : 2017.12.03 12:01기사원문





【사천(경남)=김경수 기자】'2030년 매출 20조, 세계 6위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본사에 들어서면 세계 정상급 항공우주산업체로 도약을 목표로 하는 비전이 큼지막하게 내걸려 있다. 또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메카에는 공장 곳곳에 초대형 태극기가 다수 눈에 띈다. 경남 사천은 이순신 장군이 세계 최초 철갑선 거북선을 처음 투입해 왜구를 무찌른 사천해전의 역사적인 장소다.

또 인근 진주성은 임진왜란중 7만 명의 민·관·군이 순국한 충절의 고장이다.

이런 사천에서 대한민국 국방의 주축을 차지하는 전투·훈련기, 헬기, 무인항공기와 함께 인공위성 등에 대한 제작과 연구가 진행중이다.

KAI 공장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각국에 수출되는 항공기들이 조립라인에 줄지어 있다. 전투기와 헬기 제작은 수작업이 대부분이다. 한 대에 수백억원대의 항공기 조립기간은 FA-50 경공격기 7개월, 수리온 헬기 4개월씩이나 소요된다.

신현대 생산 본부장은 "항공기 제작에선 용접을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20만~30만개에 달하는 리벳공정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한다"면서 "생산 로봇이 있지만, 오히려 수작업이 더 많다"고 전했다. 사천이 항공방산 장인들의 집결지인 셈이다.

■위기 극복 자신감 되찾아

KAI는 검찰수사와 사내 개인비리 문제로 인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직원들이 차츰 되찾고 있다. 수주 침체도 곧 극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빙 문제 등으로 질타를 받았던 국산 헬기 '수리온'은 문제점을 보안하고 최근 정부 기관 등에 납품을 재개했다. 국토해양부 인증을 받는 데 성공해, 관공서 납품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수리온은 내년에 40대를 정부기관에 납품할 예정이다.

사천 공장의 활주로에선 내년 산림청에 납품을 준비중인 소방헬기의 시험 비행이 한창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18조원대 미국 차세대 고등훈련기 APT 사업의 수주 불씨도 다시 키우고 있다. 위기속 취임 한달여를 넘긴 김조원 사장은 사천공장에서 지난 1일 기자단과 만나 "냉정하게 APT 수주계약은 록히드마틴이 추진하는 것이고 KAI는 협력업체다. 그래도 수주 가능성은 묻는다면 100%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KAI, 금융당국 조사에 "문제 없다"

KAI가 APT사업 수주전을 위해선 금융당국 조사가 진행중인 분식회계 오해도 풀어야 한다. KAI는 회계 부정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발표를 앞두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미국 APT 계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김 사장은 "개인 일탈은 분명이 있었다. 그렇지만 회계 분식은 절대 아니다. 지난 1999년에 삼성항공우주산업,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개사가 모여서 만든 회사다 보니, 각각의 회계가 잘 정리가 안 된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카이가 의도적으로 원가, 매출을 속이지 않았다고 김 사장은 항변했다.

아울러 국내 첫 국산헬기 '수리온' 제작 결함도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KAI가 하는 일은 모든 것이 국내에서 처음 하는 것이다. 답이 없지만 그냥 가보는 것이다.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이해를 구했다.

KAI는 최근 항공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위한 항공기 정비서비스산업을 일컫는 '항공MRO' 단지 조성에도 나섰다.
사업시행자인 KAI 위주로 MRO 전문업체 설립과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2년까지 경남도와 사천시, 국토교통부, 항공업체들이 1단계 3296억원을 포함해 총 7000억원을 투입한다. 김 사장은 "내년 1월까지 항공 MRO에 대한 결론이 나면 곧 바로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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