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신 몸' 코발트
파이낸셜뉴스
2018.01.30 17:04
수정 : 2018.01.31 08:31기사원문
국어학자 이희승은 수필 '청추수제(淸秋數題)'에 이렇게 썼다. 맑은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남(藍)이랄까, 코발트랄까, 푸른 물이 뚝뚝 듣는 듯하다"고 했다. 푸른색 계열인 코발트블루는 진하지만 밝고 화사하다.
푸른색 광물 코발트가 주재료다. 기원전 3000년께 이집트의 조각상이나 중국 당.명나라 도자기에도 코발트를 갈아 만든 염료가 쓰였다.
코발트는 지각 분포량이 0.001%인 희귀광물이다. 캐기 어렵고 다루기도 힘들다. 태우면 연기에서 독성물질인 비소가 나온다. 염료밖에는 쓸데없는 광물이다. 이름은 '코볼트(Kobold)'라는 난쟁이 요정 이름에서 따왔다. 독일에선 코볼트가 광부를 괴롭히기 위해 구덩이를 파고 폭발까지 일삼는다고 믿었다.
올 초 코발트 가격은 작년 초 대비 약 150% 올랐다. 내전을 겪는 아프리카 콩고가 생산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콩고는 세계 최대 코발트 보유국이다. 전기자동차 생산이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테슬라가 생산한 모델S는 바닥에 8000개의 배터리를 깔았다. 자동차 업체들은 코발트 조기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폭스바겐은 구매가격을 후려치려다 광산업체로부터 퇴짜를 맞기도 했다.
국내 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배터리에서 코발트 비중을 줄이는 기술을 찾고 있다. 최근 포스코는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배터리 양극재 생산라인을 가동키로 했다. 전기차, 로봇산업 등이 뜨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코발트는 더 귀하신 몸이 될 것 같다. 희소자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각국 혁신산업의 운명이 갈릴 수도 있다.
김성환 논설위원 ksh@fnnews.com 김성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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