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 "강남불패 신화는 정부 정책 불신 탓"
파이낸셜뉴스
2018.01.31 19:44
수정 : 2018.01.31 19:44기사원문
현재 부동산은 혼돈의 시장이다.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대책에도 강남 아파트 가격은 폭등하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입장이 뒤섞이며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유재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사(사진)는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정부를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목했다.
유 이사는 "과거에는 정부가 하면 국민이 따라갔지만 지금은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을 내린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에서 내놓은 제도들이 모두 바뀌니 정책이 제대로 먹히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제를 하더라도 5년이 지나면 숨통이 트이니 정부를 따라갈 만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 강남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설마 이대로 끝까지야 가겠느냐'는 생각도 깔려 있다고.
쏟아진 규제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유 이사는 "지금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들은 상당수가 참여정부의 규제를 겪었던 사람들"이라며 "그때도 버텼는데 지금이라고 못 버티겠느냐는 게 현재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재건축 연한 확대에 대해 강남지역 한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그러다 말겠죠"라고 말할 정도라고. 특히 주택정책들이 잇달아 나오니 집 마련에 대한 강박관념을 자극하는 측면도 있다는 시각이다.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도 '이러다 늦으면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얘기다.
강남의 부동산 급등에 대해서는 공급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 이사는 "공급은 한정돼 있고 수요는 늘어나는 게 강남"이라며 "공영개발이 됐든 어떤 게 됐든 계획적으로 재건축과 재개발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격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할 게 아니라 이들이 주택을 팔았을 때 제대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를 강북으로 돌리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과거 명문고들을 강남으로 이전시키며 강남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듯이 강북의 메리트를 끌어올리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
다만 최근 발표되는 강남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해서는 의아해하는 눈치다. 유 이사는 "거래가 없는 소강상태에서 호가만 올라가는 게 지금 시장인데 지난주 대비 가격이 얼마 급등했다는 게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면서 "대부분의 발표가 집을 사도록 부추기고 팔도록 하는 데이터가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유 이사는 "지금까지 수십년 동안 가장 안정적이고 수익이 컸던 투자처가 부동산이었다"면서 "왜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려 하고, 왜 강남으로 들어오려고 하는지 정부가 제대로 이해하고 대책을 내와야 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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