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신 서울대 교수 "AI, 철새가 아니라 사육시스템 문제"
파이낸셜뉴스
2018.04.11 17:45
수정 : 2018.04.11 17:45기사원문
이우신 서울대 교수, 덕형포럼서 '한국의 멸종위기 새와 짐승' 주제 강연
"대다수 가금류 AI 있어 고병원성 된 것이 문제"
서식지 소실.개발 등 동물 멸종요인 지적도
야생동물 보호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재에 있어 가금류 사육시스템 관리가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AI 발생 원인으로 철새를 지목한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환경보전협회장인 이우신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사진)는 11일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한국의 멸종위기 새와 짐승'을 주제로 한 경남중·고 재경동창회 조찬모임 덕형포럼(회장 박경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총장) 강연에서 "철새는 말이 없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선 자기들의 책임을 철새에 덮어씌웠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AI 문제는 사육농가에서 각자가 깨끗하게 하고, 가금류를 건강하게 하면 된다"며 "유통시스템의 문제로 농식품부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바로 저"라고 말했다.
이어 "철새가 뭔 죄냐. 철새는 가금류로부터 전염돼 피해를 입을 뿐"이라며 "가금류는 사육시스템으로 움직인다. AI는 대다수 가금류들이 가지고 있는데 상태가 나빠져 고병원성이 된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AI 문제는 철새 문제가 아니라 사육시스템 문제라고 강조해왔다"며 "농가가 소독하고, 겨울철새가 접근하지 못하게 장치하면 된다. 이걸 안 막으면 계속 우리나라에선 AI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야생동물의 멸종이 심각한 위기임을 강조한 이 교수는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림이었는데 지금은 62%"라며 서식지 소실 등에 따른 멸종요인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기상이변과 환경오염으로 멸종률이 높아지는데 많은 야생동물이 인간에 의해 멸종되고 있다"며 "한 종이 멸종할 때 생태계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인도양의 모리셔스섬에 서식했던 도도새는 이주민과 생쥐 등 외래종이 유입되면서 이주민이 유입된 지 100년 만에 멸종됐다. 도도새가 멸종되자 그 새가 카바리아 나무의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설하는 과정이 사라져 카바리아 나무가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두루미와 저어새가 멸종위기에 직면한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해야 한다"며 "개발과 보전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저어새 보존과 관련, 이 교수는 "인간의 간섭으로 멸종하게 됐다"며 "오죽하면 번식지에 지뢰를 가져다놓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에 서식했던 호랑이가 멸종에 이른 과정과 현재 반달가슴곰 복원에 관한 우리나라의 노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과거에 우리는 호랑이를 '범'이라고 불렀는데 일본 침략 이후 호랑이라고 불렀다"며 "경북에 주로 시베리아호랑이가 많았는데 일제 때 한반도 모습이 호랑이라는 이유로 대규모 사냥을 통해 동경제국호텔에서 호랑이 고기를 먹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 복원과 관련, "우리나라에선 투자를 많이 한다"며 "1년에 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국제야생물보존학회 기준으로 봐도 전 세계에서 우리만큼 투자하는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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