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대남확성기 철거 관측.. DMZ 평화지대로의 첫걸음
파이낸셜뉴스
2018.05.01 17:22
수정 : 2018.05.01 17:42기사원문
장성회담 등 신뢰구축 필수
군 당국이 1일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설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우리측 지역에 설치된 대북심리전 확성기 철거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감시초소(GP) 철수 등 DMZ 내 평화지대 조성과 관련된 추가 조치 등이 언제, 어느 시점에 실현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군 당국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대북확성기 40여대(고정형, 기동형 포함)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남북 정상의 군사적 대치 완화 합의선언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우리 군은 고정형과 기동형 두 종류의 대북확성기를 운영 중인데 신속히 철수가 가능한 이동형과 달리 고정형의 경우 철거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진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우선적으로 대북확성기가 설치된 한 곳만 철거작업을 하는 것"이라며 "전체를 철거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5월 1일부터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 차원에서 우선적으로 군사분계선 일대 대북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측 고도의 대북심리전 수단인 대북확성기의 철거 시작으로 북한측 확성기도 철수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0시를 기해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북한군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처럼, 우리 군의 대북확성기 철거에 따라 북측도 대남확성기 철거가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남북한 군 당국이 동시에 군사적 대치 및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속속 이행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DMZ를 원래 뜻인 비무장지대라는 의미대로 평화지대로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군 일각에선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은 환영하지만, 평화 분위기에만 취해선 안되며 이달 중 예정된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실질적인' 군사적 적대행위에 대한 중단조치가 이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장성급 예비역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논의는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언급이 된 사항"이라며 "군장성급 회담과 군사 실무자회담 등을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한 창구를 열어두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한편 GP의 전면 철수는 남북 간의 병력 균형 차이가 커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DMZ 내 우리 군의 GP는 60여개소 1600여명 규모인 데 비해 북한군은 100여개소 이상 1만6000여명이 배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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