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6공병여단 왕승재 일병 군에서 美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파이낸셜뉴스       2018.05.27 16:28   수정 : 2018.05.27 16:28기사원문
미국 시민권자지만 군에 입대... 전우들 도움으로 당당히 합격

미국 시민권자지만 군복무를 택한 육군 장병이 전우들의 도움으로 어려운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AICPA) 시험에 합격해 화제다.

육군은 27일 화제의 주인공인 6공병여단 백호대대 왕승재 일병(26·사진)의 사연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왕 일병은 진행 중이던 회계사 시험과정을 뒤로 미루고 지난해 8월 21일 육군에 입대했다.

그는 유능한 회계사가 되기 위해 뉴욕 시립대 버룩 칼리지에서 공부하며 인턴생활을 병행했다.

왕 일병은 네 번째 단계까지 합격해야 최종 자격이 부여되는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의 세 번째 단계까지 합격했지만, 마지막 네 번째 단계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러던 중 그는 시험 과정 대신 분단국가인 조국에서 국민으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위해 군 입대를 선택했다.

왕 일병의 마음속은 복잡했다. 8개월 안에 미국을 방문해 마지막 시험을 통과해야 하지만, 군에서 어려운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공부를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대 전입 후 그는 한동안 부대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어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정신전력교육 시간에 접한 국방TV 특강을 계기로 다시 재도전에 나섰다.

여단에서 자격증 취득을 격려하는 포상제도를 시행하고 있었기에, 왕 일병은 밤 12시까지 야간 연등을 신청해 미 회계사 자격시험 공부를 이어 갔다.

약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매일 남들이 잠들기 시작할 때 책을 들고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런 왕 일병의 노력을 보게 된 주변 전우들은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고 가끔 나태해지려 하는 그에게 얼른 공부하라며 잔소리를 하기도 했다.


올해 3월 왕 일병은 부대원들의 응원 속에 휴가를 내 미국에서 시험을 응시해, 4월에 합격통보를 받아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왕 일병은 "제 꿈을 완성하기 위한 퍼즐 중 한 조각을 군에서 이루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군대란 곳이 조국을 지키면서도 자신의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곳임을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며 "젊은 청년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과 함께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경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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