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美 금리 올라도 급격한 외국자본 유출은 없을 듯"
파이낸셜뉴스
2018.05.27 17:40
수정 : 2018.05.27 21:23기사원문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도 자본유출 최대 240억弗 외환보유액으로 대비 가능"
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최우진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이 발표한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외국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채권 및 차입투자 등 부채성 자금을 중심으로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했던 미국의 통화당국은 2015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정책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씩 여섯 차례 인상했다. 올해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에만 최대 3차례까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국내 외국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외국자본 유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0.38% 정도로 나타났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경우 미국의 단기 국채금리는 0.375%포인트 상승한다. 이로 인해 한국 자본시장에서 유출되는 외국자본 규모는 전체 외국자본 대비 0.52%에 불과하다.
최 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채권투자 등 부채성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자본 유출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 규모는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또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도 외국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3984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등을 고려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이와 비슷한 연구보고서를 낸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 폭이 50bp까지는 제한적 영향만 나타냈다. 오히려 최근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신청 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경우다. 단기 자금유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 연준 금리가 단기간에 0.50%포인트 인상되고 불확실성이 확산돼 금융시장 변동성 상승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상승폭(58.2)의 절반 수준으로 확대되는 경우 산술적으로 차입자금을 중심으로 240억달러까지 자금유출이 가능하다는 것. 보고서는 이럴 경우에도 한국의 충분한 외환보유액으로 자본유출에 대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는 3984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고, 이는 단기 채무의 3.2배 규모로서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금리인상 충격에 따른 자본유출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 연구위원은 최근 신흥국 전반에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고, 이에 따른 변동성의 급격한 변화도 예상된다고 지적하며 면밀한 모니터링과 단기외채 비율을 점검하는 등 외환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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