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CB 찍어낸 초록뱀미디어, 경영권 변화오나

파이낸셜뉴스       2018.05.29 17:05   수정 : 2018.05.29 17:05기사원문
대주주·특수관계자로 제3자 매도 청구 한정
아이오케이컴퍼니 해당돼 향후 대주주 가능성 높아

드라마 제작사인 초록뱀미디어가 2년 5개월 만에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CB를 통해 지분변화가 가능한 만큼 업계에선 초록뱀의 경영권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록뱀미디어는 지난 18일 사모 CB 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2015년 12월 이후 두번째 발행으로, 주식매도청구권(콜옵션)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모두 부여됐다.

전환사채는 사채로 발행되지만 일정기간이 지나면 채권 보유자의 청구가 있을 때 미리 결정된 조건대로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이번 CB발행은 사업자금 조달을 위한 목적"이라며 "표면금리는 연 0%, 만기보장수익률은 연 복리 2%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은 CB에 부여된 콜옵션 기능에 주목하고 있다. 콜옵션 조건에 따르면 CB 발행자인 초록뱀미디어는 2018-4 엔터테인먼트 투자조합 등 인수자에 1년 후부터 사채원금의 최대 4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초록뱀이 지정한 제3자에 해당 사채를 매도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제3자가 될 수 있는 자는 초록뱀미디어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자로 한정했다. 향후 초록뱀미디어가 대주주와 특수관계자의 지분 확대 수단으로 CB 콜옵션을 행사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올해 1·4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초록뱀의 대주주는 13.25% 지분을 보유한 중국 디엠지(DMG) 그룹이다. 10.223%를 보유한 아이오케이컴퍼니도 특수관계자에 포함된다.

업계에선 DMG그룹의 지분 확대가 아닌, 아이오케이의 지분확대 수순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DMG그룹은 2015년 11월 초록뱀의 유상증자에 참여, 25.57%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의 지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8월 주식 400만주(지분율 11.67%)를 아이오케이컴퍼니에 매각했다.


DMG그룹이 국내 엔터사업에서 손을 떼려는 수순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시장에서는 아이오케이가 기존에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초록뱀의 최대주주로 오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케이가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다만, DMG그룹이 2대 주주로 내려올지, 아예 국내 사업을 접을 지는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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