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 지점에서 ‘1클럽 이내 드롭’이 원칙.. 길이 벗어나면 2벌타
파이낸셜뉴스
2018.05.31 17:34
수정 : 2018.05.31 17:34기사원문
<9> 카트 도로에 공이 있을때
해저드 등에 공 빠져 벌타 받고 구제될땐 2클럽 길이 허용
경기위원을 하면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선수가 규칙을 위반해 벌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설명해줘야 할 때다. 5월 27일 막을 내린 KPGA코리안투어 제네시스 오픈 3라운드 때 정한밀(26.삼육식품)의 경우가 그렇다. 당시 단독 선두를 달리던 정한밀은 2번홀(파4) 오소플레이로 경기를 마친 뒤 2벌타를 받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카트 도로에 볼이 놓여 있었는데 그것을 잘못 드롭한 것이다. 카트 도로는 1클럽 이내 드롭이지만 정한밀은 2클럽 이내 드롭한 뒤 2클럽 이내 지점에서 플레이를 했다.
이전 상황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위원이 대처하고 선수들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다면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안타까웠다. 경기를 마치고 들어온 선수들과 함께 영상을 보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정한밀이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고 위반이 있었던 2번홀에 2벌타를 가산해 스코어 접수를 마쳤다.
그렇다고 정한밀이 해당 룰을 몰라서 그런 일이 발생한 것은 결코 아니다. 선수들은 경기가 잘 안 풀리면 뭔가에 홀린 듯 행동할 때가 있다고 한다. 당시 정한밀이 그랬다. 문제의 그 홀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갤러리가 맞은 것. 그 사실을 안 정한밀이 볼을 맞은 갤러리에게 달려가 연신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를 연발했다. 그리고 시간이 다소 지체돼 급하게 플레이를 하느라 그런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인 구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벌을 받고 구제를 받는 경우(해저드, 언플레이어블 볼 등)는 가장 가까운 구제지점에서 2클럽 길이 이내에서 구제를 받는다. 벌을 받지 않고 구제를 받는 경우(움직일 수 없는 장해물 등)는 가장 가까운 구제지점에서 1클럽 길이 이내에서 구제를 받으면 된다.
오소플레이에 관한 부분도 두 가지 경우다. 먼저 '중대한 오소 플레이'다. 예를 들면 병행 워터해저드에 빠진 선수가 원래의 구제지점은 그린에서 150m 지점인데 그보다 훨씬 가까운 그린에서 50m 지점에서 구제를 받았다면 현저한 이득을 보았기 때문에 중대한 오소의 위반으로 보고 다음 홀의 티샷을 마치기 전에 시정하지 않으면 경기실격의 벌을 받는다.
다음은 '일반적인 오소 플레이'다. 그린에서 마크를 이동했다가 다시 원위치에 돌려 놓지 않고 그대로 홀아웃 했다면 현저한 이득을 보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오소플레이에 대한 2벌타만 받으면 된다. 정한밀의 경우가 그렇다. 분명한 것은 규칙을 알아야 할 책임은 플레이어에게 있지만 규칙 위반을 방지해야 할 책임은 경기위원에게 있다. 그런 점을 생각할 때 선수가 벌타를 받으면 경기위원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민기는 팀 테일러메이드 소속 프로 겸 투어야디지코리아 대표로, 2015 프레지던츠컵과 2017 CJ컵 옵저버 레프리를 역임했다. 현재는 KPGA 코리안투어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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