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고무줄 한도’
파이낸셜뉴스
2018.07.19 17:19
수정 : 2018.07.19 17:30기사원문
서울 종로에 거주하는 대기업 직장인 장 과장(39세)은 최근 이사할 집 계약을 마치고 은행 대출을 알아보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방문하는 은행마다 대출 금액 한도가 최대 4배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장 과장은 "소시민들에게 집은 평생 한두번 구매하는 가장 큰 사건인데 은행 창구 직원들에겐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소시민 장과장의 자세한 사연은 이렇다. 그는 3살 된 아이의 어린이집과 가깝고 안전한 인근 아파트로 이사 가기 위해 5000만원의 계약금을 내고 은행 대출을 알아봤다. 2016년 1월에 산 기존 아파트는 시가 3억4000만원에 일부 대출금이 남아 있었다. 새 아파트의 매매 계약가는 5억6000만원.
최근 은행권은 고무줄 대출금리로 여론과 감독 당국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은행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자체적인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산정하는데 가산금리를 속인 것이다. 가령 소득이 있는 대출자임에도 전산을 입력할 때 '소득없음', 담보가 있는데도 '담보 없음'으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가산금리를 더 책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별로 대출한도를 산정하는 공식은 정해져 있지만 상담 직원의 경험에 따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에서 다르게 적용할 여지는 있다"며 "은행도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인 만큼 금리가 저렴한 정책상품보다 먼저 은행의 자체 대출 상품을 안내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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