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 '수달' 생존 위협.. 공존하는 마땅한 대책 못찾아
파이낸셜뉴스
2018.08.07 16:57
수정 : 2018.08.07 16:57기사원문
【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태화강에 낚시꾼이 급증하면서 멸종위기야생생물Ⅰ급인 수달이 생존 위협을 겪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7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주민들에 따르면 태화강 중류지역인 반천현대아파트~무동교~사연교~선바위교 일대에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수 십 명의 낚시꾼들이 몰리면서 수달의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태화강 유지수와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보가 설치돼 있어 붕어와 잉어, 누치 등 다양한 민물어류가 다량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최근 휴가철 등을 맞아 낚시꾼들의 밤낚시가 급증하고 있다.
수달은 낮에 굴에서 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하고 밤에 강으로 내려와 물고기 등을 잡아먹는 야행성 동물로, 붕어를 대상어종으로 하는 낚시꾼들과 매일 밤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에 따르면 태화강계에 서식하는 수달은 2006년 처음 발견됐으며 현재 개체 수는 약 20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낚시행위를 금지하는 등 수달과 수달 서식지 보호를 위한 마땅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울산시가 수달 서식지라는 입간판을 설치해 수달 보호를 당부하기도 했지만 오래전 일인데다 현재는 입간판조차 철거되고 없다.
일각에서는 수달 보호를 위해 이 일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수달 보호와 관련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는 지난 2006년 경남 진주시 진양호 일대 26.20㎢ 야생동물특별호보구역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DNA분석을 통해 약 20마리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낚시인구가 등산인구를 앞지르는 등 최근 낚시가 취미와 스포츠로서 국민들에게 크게 각광받다보니 무턱대고 낚시를 금지하는 것도 부담이라는 것이 울산시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낙동강유역환경청 오기철 박사는 "수달이 물고기 살림망을 찢고 낚시꾼이 잡아놓은 물고기를 훔쳐가는 일이 종종 보고되는 등 낚시꾼에게 수달은 달갑지 않는 존재이기는 하나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위험하지 않다"며 "수달은 서식지 주변에서 낚시가 지속되면 이를 인지하고 낚시꾼을 스스로 피해가는 영리한 동물인만큼 별도의 대책이 마련되기 까지는 낚시꾼과 수달이 공존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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