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불빛지수
파이낸셜뉴스
2018.09.09 18:10
수정 : 2018.09.09 18:10기사원문
북한이 9일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았다. 평양에선 대규모 열병식 등 각종 기념행사가 펼쳐졌다. 이를 지켜보다 몇 년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한반도 위성사진이 생각났다.
모처럼 활기찬 평양의 한낮 풍경이 남한은 불빛으로 가득한데 북한 전역은 칠흑같이 어두웠던 이미지를 다시 불러낸 셈이다.
낭중지추(囊中之錐)란 고사성어가 있다.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말처럼 재능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결국 눈에 띈다는 뜻이다.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는 야간 불빛도 저절로 환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같은 이치다. 이를 원용해 근래 미국 학계가 인공위성에 포착된 불빛으로 국가 경제규모를 측정하려고 시도했다. 국내총생산(GDP).국민총소득(GNI) 등 각종 경제지표와 별개로 이른바 '야간 불빛 지수(Nighttime Light.NTL)'라는 일종의 보조지표를 통해서다.
최근 북한의 대남 경제 '훈수'가 퍽 황당하다. 대남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7일 "현 당국의 소득주도성장론은 허황하기 그지없는 것"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얼핏 보면 세계 최빈국 반열의 북한이 경제규모 세계 10위권인 남한을 조롱한 꼴이다. 물론 북한의 진의는 "남조선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 있다"는 주장에서 드러난다. 한마디로 빨리 '남북 경협 보따리'를 풀라는 요구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뜬금없는 훈수의 함의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검증 안 된 소득주도성장론을 마구 밀어붙이다간 몇 년 후 위성사진에서 한반도 남쪽의 불빛도 흐릿해지면서 대북지원 여력도 고갈될 것이란 사실을….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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