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로버츠 감독 ‘궁합 안맞네’
파이낸셜뉴스
2018.09.12 17:06
수정 : 2018.09.12 17:57기사원문
선발전, 타선도움 없어 패배
‘찰떡궁합’ 터너 빠져 아쉬움.. 복귀 후 로테이션도 부담
조급한 초보감독의 운용술, 류현진에게 독 될까 걱정
불과 3일 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런 타선으로는 포스트시즌에 갈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는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서 2-4로 패했다. 다저스 타자들은 득점 찬스에서 6타수 1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그로부터 3일 후(12일) 다저스는 신시내티 원정서 1-3으로 졌다. 득점이라곤 작 피터슨의 솔로 홈런 한 방이 유일했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31). 이날 5이닝을 던져 홈런 두 방 포함 3실점했다. 썩 잘 던지진 않았지만 타선의 지원이 있었더라면 승패의 명암은 달라졌을 것이다. 1이닝만 더 버티면 퀄리티피칭(6이닝 3자책 이내)도 가능했다.
터너는 다저스 타자들 가운데 최근 한 달 간 가장 뜨거웠다. 3할7푼6리(101타수 38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유지해 오고 있었다. 홈런도 7방. 무엇보다 터너는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도 잘 때렸다. 2할9푼5리면 다저스 팀 타율(0.245)을 훨씬 웃돈다. 우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10개나 뽑아냈다. 좌투수에겐 3개.
또 한 가지 로버츠 감독이 놓친 점은 터너와 류현진의 찰떡궁합이다. 터너의 방망이는 류현진이 나오는 경기에서 유독 잘 돌아갔다. 지난 달 27일 샌디에이고전. 류현진은 5⅔이닝 동안 2실점하고 승리(4승)를 챙겼다. 이날 터너는 환상적인 타격을 과시했다.
0-2로 뒤진 5회 말 2타점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매니 마차도의 2점 홈런이 터져 역전. 터너는 4-2로 두 점 리드한 6회 다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8회엔 1타점 적시타, 혼자서 5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류현진 도우미'를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틀에 갇혀 벤치에 썩혀두었다.
류현진과 로버츠 감독은 속된 말로 궁합이 잘 맞지 않는다. 류현진은 8월 16일 부상에서 복귀했다. 석 달 여 만에 마운드에 올라 숙적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진 못했지만. 이날 다저스 타순은 공교롭게도 6회 이후 점수를 빼냈다. 연장전 끝에 4-3 간신히 승리했다.
류현진은 8월 중순 이후 네 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회복한 투수의 성적으론 꽤 괜찮았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의 마음을 차지하기엔 미흡했다. 지난 1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 원래 클레이튼 커쇼의 등판 차례였으나 류현진이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4일을 쉰 상태. 정상적인 투수 로테이션이라고는 하나 부상에서 회복한 류현진에겐 부담스런 일정이었다. 이후 6일 뉴욕 메츠전에 이르기까지 거푸 4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랐다. 커쇼는 어떨까. 커쇼는 6월 24일 부상에서 복귀한 후 13경기에 출전했다. 세 차례만 4일 휴식 후 등판했고, 나머지 10번은 5일 이상 쉬었다. 류현진 덕분에 하루를 번 후 지난 2일 애리조나전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올 시즌 계약 만료다. 코치로 지내다 처음 감독이 됐다. 그래서인지 조급하다. 초보 운전의 미숙함이 류현진에겐 독이 되고 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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