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방콕 이동수단 '그랩'은 필수? No!

파이낸셜뉴스       2018.09.23 09:17   수정 : 2018.09.23 09:34기사원문

원래의 계획은 그랩을 이용해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그랩은 동남아의 모빌리티 서비스다. 얼마전에 후배와 함께
갈 길 먼 승차공유… 동남아보다 뒤쳐질라
라는 기사를 썼다.

사실 제목이 나와 후배가 의도한 게 아니었던 이유는 우리나라는 이미 동남아보다 모빌리티 시장이 뒤쳐진지 한참이다. 아직 그랩수준의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제공되지 못하고있다. 택시업계와 갈등 때문에 조율이 늦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우버엑스 형태의 완전한 자가용 운송 허용을 못하겠다는입장인데 그렇다면 태국의 모델을 벤치마킹해 그랩택시처럼 일부 차량에 택시면허를 부여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할 수 있게 시도해보는 방법도 괜챦을 듯 싶다. 태국에서는 그랩택시와 현지택시가 공존하는 형태로 자가용이 운송하는 그랩카는 현재까지 불법이다. 자가용 운송이 안된다면 한국형 그랩택시만이라도 허용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출국 전 공항버스 안에서 남편과 통화를 했는데 그랩의 신용카드 등록은 모바일로 안되고 PC에서만 된다고 했다. 이에 미리 사둔 유심카드를 공항버스 안에서 바꿔 꼈는데 이게 화근이었다. 그 유심카드는 태국에 도착해서 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 꼈더니 네트워크를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계속해서 네트워크를 찾는 중인 상태가 됐다. 비행기를 놓치느냐 마냐 상황에서 유심을 다시 갈아낄 여유가 없어 그대로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그랩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등록하지 못한 채 방콕에 당도해야 했다.

방콕 공항에서도 유심카드가 작동하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와서 안 사실이지만 휴대폰 설정을 따로 해야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이 둘을 동반하고 짐도 많아 차근차근히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결국 공항에서 유심카드와 와이파이 등 모바일 사용을 포기하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서 쓰려고 가져간 5만원을 환전해 그 돈으로 택시를 잡아 호텔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나와서 왼쪽 방향에 택시를 탈 수 있는 곳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서 그 대열에 합류했다. 방콕 돈므앙 공항에서 시내인 플런칫까지는 75바트, 50바트 두번의 톨게이트 비를 내야하고 택시는 미터기를 켜고 185파트가 나왔다. 200바트를 내밀었더니 50바트의 서비스 차지를 더달라고 했고 쿨하게 드렸다. 30분정도 택시를 탄 것 같은데 약간의 바가지와 톨비까지 총 375바트(한화 13000원 정도)가 나온 것은 한국 물가와 비교하면 싼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호텔에 왔고 남편과도 상봉할 수 있었다. 남편은 그랩을 등록해주겠다며 내가 구매한 태국 유심으로 강제 가입을 시켰는데 방콕여행자라면 꼭 들어가봐야 할 정보의 장인 '태사랑' 네이버 까페에 보니 쿠폰을 통해 신규가입시 5회 100바트 무료가 가능했다. 이미 가입을 했기 때문에 해당 할인을 받을 수 없었고 그랩을 이용해야 할 때마다 100바트 무료 쿠폰을 쓰지 못하는 게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었다.

그랩은 일반 택시보다 저렴한 서비스가 아니었다. 숙소가 있었던 플런칫에서 남편이 알아냈다는 로컬 음식점을 갈때 그랩으로 검색해보니 100바트가 나온다고 돼 있었는데 실제 일반 택시를 잡아 타고 미터기로 가니 41바트밖에 안 나왔다.
그랩을 이용하면 바로 내가 있는 곳으로 택시가 오는 편리함과 목적지를 미리 입력해 택시기사에게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그에 따른 서비스 차지가 포함된 듯 했다. 물론 택시기사와 가격으로 실랑이 할 일도 없고 신용카드 결제가 된다는 점도 선호해야 하는 이유였지만 굳이 꼭 이용해야하는 서비스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더군다나 나는 한국에서도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데 굳이 해외에 나와서까지 쓸 이유가 없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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