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들, 이건 아니지 않나요" 교통사고 대응 논란.. 진실은?
파이낸셜뉴스
2018.09.29 08:36
수정 : 2018.09.29 13:32기사원문
여경들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차량이 쓰러져 차 안에 사람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여경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지나가던 남자 시민에게 의존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하지만 경찰은 글 내용과는 달리 여경들이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반박한다.
■ 사고현장 사진 한 장에 여경 비난 쏟아져
해당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됐다. 네티즌들은 “여경 체력검사 엄격하게 해야 한다. 여자랍시고 봐주니까 저런 꼴 나는 것”, “녹색어머니회가 해도 쟤네보단 잘함”, “경찰이 아니라 치안조무사”, “세금 아깝다” 등 여경들에 대한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이는 올 하반기 추가 순경 공채에서 여경 선발 비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대한 반발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22년까지 여경 비율을 15%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여성대상 범죄 대응을 강화하고 경찰 내 다양성 확보와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경이 늘리면 치안이 불안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사고 현장 사진은 여경에 대한 반감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 경찰 "글 내용과 달라.. 여경들 사고 적극 처리"
경찰에 확인한 결과 사진 속 상황은 실제 지난 28일 오후 2시 55분께 연산로터리 부근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현장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호를 위반한 라보 차량이 포터 차량을 들이받아 라보 차량이 왼쪽으로 넘어지고 포터 차량도 파손됐다.
다만 글 내용과는 달리 여경 4명이 잘못 대응한 것은 아니라는 게 경찰 입장이다. 당시 근처에서 교통지원 근무 중이던 여경 4명이 교통사고 장면을 확인하고 119 및 관할경찰서에 사고 내용을 알린 뒤 현장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포터 차량 운전자와 지나가던 시민 한 명이 라보 차량 안에 갇힌 운전자를 구조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차량 위에는 사람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안 돼 먼저 구조활동을 하고 있던 시민에게 운전자를 끌어 올려달라고 한 것일 뿐, 그저 바라만 보고 있던 게 아니다”면서 “여경 한 명이 운전자가 쉽게 나올 수 있도록 사고 차량 문을 잡고 있었고, 다른 여경들도 2차 사고 예방에 힘쓰면서 견인차량을 부르고 운전자가 구출된 뒤 119에 인계해 병원에 후송하는 등 인터넷에 올라온 글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진 한 장만으로 단편적으로 해석해 여경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여경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상황”이라며 “경찰을 준비하는 남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여경 TO가 늘어난다고 하니 여경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생기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출처=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 카페)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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