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AI 채널, 설계사 영역까지 침투 판매채널 변화에 생존법 찾아야
2018.10.17 17:38
수정 : 2018.10.17 17:54기사원문
1957년 설립돼 미국의 대표적인 장난감 유통업체로 자리잡은 '토이저러스'가 6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해 파산했다. 아마존과의 온라인 판매 제휴가 종료된 이후 자체 온라인 판매채널을 활성화하는 데 실패한 것이 파산 이유라는 분석이 많다. 토이저러스는 지난 2000년 아마존과 온라인 판매 독점권을 주는 계약을 맺었다.
17일 정원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1회 국제보험산업심포지엄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신기술로 무장한 유통업체들로 인해 존립을 위협받고 있는 전통 유통업체의 사례를 소개했다. 국내 보험업체들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유기적으로 적응하지 않으면 토이저러스와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 어떤 산업 가운데서도 보험산업은 인공지능에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 컨설팅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보험산업은 1억2440만달러(약 1400억원)를 인공지능에 투자했다.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소비재산업의 투자액은 9510만달러(약 1070억원)였다.
정 연구위원은 "현재 텔레마케팅(TM), 사이버마케팅(CM) 등 대체 판매채널은 인공지능 채널로 통합될 것"이라며 "인공지능 채널이 설계사의 영역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채널의 부상을 뒷받침하는 건 밀레니얼세대(20~30대)다. 밀레니얼세대는 대면접촉보다는 간접적인 접촉을 선호한다. 보험연구원에서 올해 시행한 보험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세대 대화채널의 86%는 카카오톡이나 문자였다. 또 밀레니얼세대는 베이비부머(40~50대)에 비해 인공지능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정 연구위원이 밀레니얼세대 부상에 따라 인공지능 채널이 새로운 채널로 정립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다만 아직 인공지능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요소다. 정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은 아직 아이언맨의 자비스나 알라딘의 지니처럼 만능이 아니다"라며 "2030년 이후에나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기술발달에 따른 판매채널의 변화에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할 분야를 구체화하고 이를 위한 빅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 또 그는 "인공지능이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접점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홍창기 팀장 박하나 홍석근 연지안 박지영 김문희 최경식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