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소속 연구소 '마이너스 금리 철폐' 제언..긴축 시동 거나

파이낸셜뉴스       2018.11.15 14:06   수정 : 2018.11.15 14:06기사원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 소속 금융연구소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철폐를 권고한 논문이 나와 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통화정책 결정과 직접 관계가 없는 연구소 논문이지만 현재 일본의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의 한계를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BOJ내 금융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변경을 위한 포석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고에다 준코 와세다대 부교수는 지난 5일 '양적·질적 금융완화의 효과'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 정책 철폐를 주장했다.

고에다 부교수는 BOJ 소속 직원이 아니며 그가 쓴 논문은 BOJ 금융연구소가 개인 견해 형태로 내는 자료 중 하나다. 도표를 포함해 A4 용지로 약 50장에 달하는 이 논문은 1990년 중반부터 2016년까지 데이터를 사용해 통화정책을 검증했다. 그 결과 마이너스 금리를 올리더라도 경기와 물가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번 논문은 현재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이를 두고 노무라증권은 해당 논문이 "BOJ의 출구전략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를 비롯한 BOJ 고위 간부 사이에서 대규모 통화완화 정책의 부작용을 경계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구로다 BOJ 총재는 지난 5일 나고야에서 열린 금융경제간담회에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대규모 완화 정책은 일본에서 더 이상 가장 적절한 정책이 아니다"라며 통화긴축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경계하듯 "강력한 통화부양책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균형있는 태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는 "지역 금융기관이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경기침체 국면에서 수익악화가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후노 유키토시 BOJ 정책심사위원 역시 지난 7일 강연에서 "강력한 금융완화를 지속할 경우 금융 중개 기능이 정체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글로벌 긴축 기조속에 '나홀로 양적완화'를 지속하고 있다.
물가가 좀처럼 오르고 있지 않는 가운데 섣불리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제회복 궤도에서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선뜻 긴축 카드를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일본경기가 개선되고 있고 금융기관들의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을 고려해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BOJ가 대규모 통화완화를 시작한지 3년이 지났지만 인플레이션율은 목표치인 2%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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