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적 투자 규제 논란에 휩싸인 제주오라관광단지

파이낸셜뉴스       2018.12.30 09:43   수정 : 2018.12.30 09:43기사원문
허가도 나기 전 3373억원 지정 계좌 입금 요구
관련 법·절차 ‘실종’…타 사업과도 형평성 위배
법적 근거 없는 자본검증위 '정당성' 확보 의문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내 최대 규모의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추진이 오악가락 행정 때문에 최대 난관에 직면했다. 제주도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자본검증위원회(위원장 박상문)는 지난 27일 제4차 회의를 갖고 사업자인 JCC㈜에 내년 6월 말까지 총 사업비 5조2180억원 가운데 분양수입 1조8447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의 10%인 3373억원을 선입금할 것을 요청키로 했다. 자본검증위는 해당 요청사항이 충족될 경우, 추후 추가 회의를 개최해 최종 의견서를 작성키로 했다.

자본검증위는 JCC㈜의 모기업인 중국 화룽그룹(华融集团)에 대한 검증이 어려워 이 같은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자본검증위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사업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 데다, 인허가 절차가 언제 마무리될 지, 또 심의 단계에서 기존 사업계획이 어떻게 바뀔지 모를 상황에서 수 천 억원의 선입금을 예치하라는 것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을 의식한 정략적 투자규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법적 근거가 없는 자본검증에 나서 국제 신인도 하락을 초래하고 있다. 도내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공식적인 자본검증은 오라관광단지가 처음이다. 오라관광단지는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753㎡에 2021년까지 제주 최대 규모의 마이스(MICE) 복합리조트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제주도는 당초 이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었으나, 시민사회단체에서 반대하고 올해 지방선거에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자 자본검증을 통해 제동을 건 상태다. 기존 제주도 개발사업 시행 승인 조례의 자본검증 규정은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 이후에 개정된 것이기 때문에, 법률 불소급 원칙에 위배되고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도지사 자문기구 성격인 자본검증위가 사업자 측에 투자금 예치를 요구하는 것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있는 지도 의문이다.

게다가 개발사업 시행 승인 조례 개정 후, 자본검증이 처음 적용된 신화련 금수산장 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자기자본 516억원과 모기업으로부터의 차입금액 253억원을 착공 전까지 국내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조건으로 개발사업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사업 시행 승인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반면, 오라관광단지는 지난 2015년 7월 환경영향평가 준비서 심의를 시작으로, 3년 5개월째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오라관광단지는 현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조건부 통과됐을 뿐, 앞으로 자본검증 이후 도의회 환경도시위 심의와 본회의 통과,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와 사업시행 승인절차가 남아 있어 차별적 이중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에 대해 “인허가를 받기도 전에 무턱대고 수 천 억 원을 예치하라면 누가 투자를 하겠는가? 돈을 예치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떠나 투자유치 행정의 기본은 무엇보다도 법과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CC㈜는 이번 자본검증위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회의 결과를 받지 못했다며, 공문이 접수되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오라관광단지는 지난 1999년 최초 사업이 승인된 후 그동안 6차례나 사업자가 바뀌었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 주민들은 마을 발전협의회를 통해 “그동안 사업자가 선정됐다 포기하길 반복할 때마다 주민들은 기대와 실망도 반복됐다"며 사업추진을 위해 조속한 행정절차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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