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풍추상
파이낸셜뉴스
2019.01.09 17:23
수정 : 2019.01.09 17:23기사원문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 남을 대할 땐 봄바람처럼 하고, 나를 지킬 땐 가을 서릿발처럼 하라는 뜻이다. 흔히 줄여서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고 쓴다. 이 말은 중국 명나라 말 홍자성이 쓴 명언집 '채근담(菜根譚)'에 나온다.
이 말이 갑자기 사람들 입길에 오른 것은 노영민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때문이다. 노 신임 실장은 지난 8일 제2기 청와대 참모진이 발표되는 자리에서 "좀 일찍 와서 (청와대를) 둘러봤는데 방마다 춘풍추상이라는 글귀가 걸려있는 걸 봤다"며 "이 말은 비서실에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되새겨야 할 한자성어"라고 말했다.
노 신임 실장이 본 '춘풍추상' 액자는 사실 지난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이 각 비서관실에 내려보낸 선물이다. 당시 청와대는 "문재인정부가 2년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액자 속 글씨는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던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것이다.
신영복의 말은 제1기 청와대 비서진은 물론 새롭게 진용을 꾸리고 있는 제2기 비서진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노 신임 실장이 직을 맡으면서 그 일성으로 춘풍추상을 언급한 까닭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시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처럼 '춘풍추상'하랬더니 '내로남불'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다. 모름지기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보여도 제 눈의 들보는 안 보이는 법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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