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실수요자들의 처절한 투자 전략 '몸테크'를 아시나요
파이낸셜뉴스
2019.01.15 15:55
수정 : 2019.01.15 16:29기사원문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주택 실수요자들 사이에 '몸테크'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몸'+'재테크'의 합성어로 당장 힘든 주거 여건을 몸을 때워서라도 재테크를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금이 부족하고 부동산 자산도 거주하고 있는 집 한채 뿐이지만 미래의 가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서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1주택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70년대에 처음 아파트 단지가 형성될때 도심에 자리잡은 구축들이 가장 좋은 입지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면서 "재건축에 투자하는 것은 바로 그 황금 입지에 대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실제 A씨도 "난방, 주차 등 직접적인 생활 여건이 한참 떨어지지만 당장의 삶의 질을 포기하더라도 직접 고생한 만큼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며 "월급쟁이가 자산을 한 단계 점프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몸테크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초기 신도시의 시세보다 싼 전세를 찾아다니면서 후속 분양물량을 노리는 것도 몸테크의 일종이다. 보통 신도시가 완전히 형성되는데 10년 이상 걸리는 것을 감안해 몇번의 전세를 갈아타는 동안 자금을 모으고 청약을 준비한다는 계산이다.
아직 후속 분양 물량이 남은 서울 인근 신도시에 신혼집을 마련한 B씨는 "출퇴근에 편도 1시간 이상이 걸리긴 하지만 서울에서보다 훨씬 넓고 깨끗한 새집을 더 싼 가격에 전세로 살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면서 "인근에 지어지는 아파트를 보며 분양권 시세를 확인하기도 하고, 분양 소식이 있을 때 마다 청약 조건을 따져보고 있다. 내집마련을 위한 당연한 고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와 실거주를 같이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현금이 부족한 1주택자들의 재테크 수단이었던 몸테크는 세금을 피하기 위한 다주택자들의 '똘똘한 한채' 집중 현상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최근의 이 같은 투자 추세에 대해 "다주택자는 세금 부담이 커지다 보니 똘똘한 한채에 집중하는 트렌드가 강해지기도 했고, 재건축은 언젠가는 오른다는 기대감도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몸테크라는 것이 당장 시세차익이라는 결과를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금액, 투자기간 등 포트폴리오를 잘 짜야할 것"이라면서 "무턱대고 오를때까지 기다리면 기회비용을 잃을 수도 있어서 시간과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기간 내 시세차익 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